사도 바울과 일행이 가이사랴에 이르러 빌립의 집에 여러 날 머물 때다.
어느 날, 아가보라는 선지자가 유대에서 바울을 찾아온다. 아가보는 띠를 하나 가져다가 자기의 손과 발을 잡아맨 뒤 성령께서 자신에게 일러주신 말씀을 전한다.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이 띠의 주인을 이같이 결박하여 이방인의 손에 넘겨줄 것입니다.”
아가보의 수족을 묶고 있는 띠는 바울의 것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울면서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가지 말 것을 청한다. 바울이 대답한다.
“어찌 울어서 내 마음을 상하게 합니까. 나는 예수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받을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했습니다.”
바울의 말에 사람들은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며 더 이상 붙잡지 않는다.
며칠 뒤 바울 일행은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사도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대적자들에게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알고도 복음을 위해 예정된 길을 꿋꿋하게 걸었다. 복음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모든 고난과 역경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선 것이다.
믿음의 선진들은 의인의 길을 걸으며 억울한 일을 겪고 애매하게 고난받아도 구차히 면하지 않았다. 하늘의 축복을 바라보았고, 하나님을 떠올렸으며, 사명을 다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의롭게 살고자 하는 자들은 고난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을 미워하고 배척하는 세상으로부터 하나님과 똑같은 대접을 받게 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그대로 걷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복음의 길을 걸어가신 하나님의 희생을 생각하며 주어진 복음의 사명을 잊지 말자. 어떤 역경이 닥친다 해도 흔들리지 않는 꿋꿋한 의지, 뒤로 물러서지 않는 결단과 용기를 가진 자들에게 가히 상상할 수 없는 하늘 상급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