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행전(師母⾏傳)

멕시코 푸에블라 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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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목회자 사모입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엘살바도르에서 복음의 직무를 감당했습니다. 엘살바도르에 있을 당시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다가 생긴 일입니다. 외부 대기실에 앉아 엘살바도르 본교회의 한국인 사모님과 통화를 마치고 나자 갑자기 간호사 한 분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어를 배우는 중인데 한국어가 들리길래 인사하고 싶어서 왔어요.”

수줍게 인사를 건넨 간호사는 엘살바도르에는 언제 왔느냐, 적응은 잘되느냐며 친근하게 물었습니다. 뜻밖의 상황에 저희는 서로 웃으며 그 자리에서 대화를 이어 나갔습니다.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한 시간가량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그러다 간호사는 제 시간을 뺏은 것 같다며, 좋은 하루를 보내라는 인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순간 이 영혼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교회에 다니고 있어요. 저희 교회는 아버지 하나님과 어머니 하나님을 믿어요.”

“어머니 하나님은 처음 들어보네요. 마리아인가요?”

“아니요. 성경에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아버지 하나님과 함께 어머니 하나님이 증거되어 있답니다. 우리 구원을 위해 이 메시지는 정말 중요해요. 아버지 어머니 하나님을 믿는 하나님의 교회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어요. 한번 와보시겠어요?”

간호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그때부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리는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드디어 약속 당일,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해 기다리는 그분을 보며 마음속에 감사와 기쁨이 넘쳤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다던 그분은 성경 공부를 하는 동안 하나님의 은혜로 마음이 활짝 열렸는지 말씀을 살핀 끝에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자녀가 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자매님이 앞으로 튼튼한 믿음으로 자라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그동안 외출할 일이 있으면 하나님께 이렇게 간구하고는 했습니다.

‘오늘도 제가 만나는 영혼들에게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담대히 자랑하게 해주세요.’

기도가 현실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것은 제 몫이겠지요. 하나님께서 도와주신다는 믿음으로, 비자 관련 업무로 방문한 한국 대사관에서 이야기를 나눈 직원들에게도, 빵 가게와 식료품 가게 주인에게도 진리를 알렸습니다.

전도하는 기쁨과 행복을 깨달은 요즘, 하나님께 감사드릴 일이 참 많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자랑할 적마다, 새 언약을 전할 때마다 어찌나 설레는지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딤후 4장 2절) 하신 말씀을 기쁘게 순종하는 자녀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제게 주어진 동역자의 직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만나는 이들 모두에게 부지런히 진리를 전하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분명 간호사 자매님처럼 아름다운 하늘 가족을 또 만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