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할 때 이야기가 겉돌거나 서로 같은 입장만 되풀이해서 말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상대를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말을 잘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잘 들어주지 않을 때 생겨납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잘 들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 것을 ‘경청(傾: 기울 경, 聽: 들을 청)’이라고 합니다. 경청에는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경청의 가장 하위 단계인 ‘배우자 경청’입니다. 부부간의 대화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배우자 경청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배우자 경청은 다른 것을 하면서 “응”, “그래” 하며 건성으로 듣거나, “나중에 얘기하자” 하는 식으로 상대방의 말을 가로막기까지 하는 유형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수동적 경청’입니다. 수동적 경청은 상대에게 주의를 기울이거나 공감해주지 않고 말하도록 가만히 놓아두는 것입니다. 수동적 경청은 말하는 사람의 대화 의욕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소통과 공감을 가로막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적극적 경청’입니다. 적극적 경청은 말하는 사람에게 주의를 집중하고, 공감해주는 경청입니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그래서?” 하는 추임새를 넣으면서 듣습니다. 적극적 경청이 이뤄지면 의사소통이 원활해집니다.
가장 높은 단계의 경청은 ‘맥락적 경청(Contextual Listening)’입니다. 상대방의 의도, 감정, 배경처럼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며 듣는 방법이 맥락적 경청입니다. 상대방의 마음까지 헤아리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과 공감이 가능해집니다.
친구든 선후배든 호감을 가졌던 사람을 떠올려본다면, 나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주고 공감해주었던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상대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맥락적 경청으로 화목하고 사랑 넘치는 가정, 즐겁고 웃음 가득한 시온을 만들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