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일과 옳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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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초기 화폐는 주로 금화나 은화였습니다. 금과 은은 그 자체로도 귀하게 여겨졌기에 화폐로 만들었을 때 원만히 통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불순물이 섞인 주화가 등장했습니다. 순도가 떨어지는 주화라도 액면 가치는 변함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왕이면 불순물이 많이 섞인 주화를 쓰고 순도가 높은 주화는 집에 고이 보관해두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는 질 나쁜 주화만 유통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말았지요. 이에 대해 금융가 토머스 그레셤이 ‘악화(惡貨)1가 양화(良貨)2를 구축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1. 화폐의 재료가 되는 금속의 가격이 법정 가격보다도 낮은 화폐.

2. 품질이 좋은 화폐. 실제 가격과 법정 가격의 차이가 적은 화폐.

오늘날 이 말은 나쁜 것은 좋은 것을 몰아내기 쉽다는 의미로 널리 쓰입니다. 조직에 부도덕한 사람이 많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물들기 쉽고, 시장에 불량 제품이 많을수록 질 좋은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워집니다. 또한, 나쁜 습관이 많아지면 좋은 습관은 사라지게 되지요.

어떠한 말과 행동을 하기 이전에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 ‘나를 편하게 하는가’보다는 ‘바람직한 일인가’를 먼저 고민한다면 그러한 현상을 경계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