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자원봉사를 하러 갔습니다. 제 역할은 하프 마라톤 경기 코스의 반환점에 서서 선수들을 격려해주고 진로 이탈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마라톤이 시작되고 저는 배치된 자리에서 선수들이 오길 기다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무리의 선수들이 제 앞을 지나갔습니다. 저는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치며 응원했습니다.
그 선수들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뒤로도 남은 선수가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 처음 지나간 선수들은 선두 그룹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제 앞을 지나가는 선수들은 몹시 지쳐 있었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고통스러워하는가 하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휘청거리거나 다리를 절며 뛰기도 했습니다. 출전 선수들 대부분이 학생이라 그런지 아들딸을 보는 듯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등수에 상관없이 모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기를 바라며 응원했습니다.
영적 마라톤을 하고 있는 지금, 잘하건 못하건 모든 자녀들이 천국까지 무사히 완주하기를 바라시는 하늘 어머니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헤아려집니다. 혹여 중간에 포기할까 노심초사하시며 자녀 위한 기도와 응원을 하루도 멈추지 않으시는 어머니의 노고를 아는 만큼, 지치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하늘나라를 향해 달려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