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이 된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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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북서부 지방의 아타카마 사막(Atacama Desert)은 지구상 가장 건조하고 메마른 지역입니다. 암석과 높은 모래언덕, 오래전에 말라붙은 소금 호수, 운석으로 인한 구멍 등 거칠고 삭막한 환경이 화성과 흡사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지형 특성상 비구름이 만들어지지 않아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그곳에, 2015년 슈퍼 엘니뇨 현상이 찾아왔습니다. 폭우가 12시간 넘게 쏟아져 내렸지요. 그런데 비가 그치고 며칠 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모래바람만 날리던 황폐한 사막이 순식간에 꽃밭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비가 내리자 땅속에 묻혀 있던 씨앗이 일제히 휴면상태에서 깨어나 싹을 틔웠고, 200여 종의 꽃이 개화해 아름다운 꽃물결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은 사막이 그 속에 꽃을 품고 있었던 것처럼, 겉으로만 봐서는 다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황무지에서도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