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들을 풍족히 주실지라도

한국 대전 여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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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한파 경보가 내린 날이었습니다. 씻고 있던 아내가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다며 보일러가 잘 돌아가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확인해 보니 보일러 작동기에 빨간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전원을 껐다가 켜보았지만 작동이 멈춰버린 상태라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보일러가 있는 베란다로 나가, 본체에 붙어 있는 고장 시 조치 사항을 자세히 읽어 내려갔습니다. 난방 필터 내부 여과망을 청소하라는 내용이 눈에 띄었습니다. 곧바로 필터를 찾아 분해했습니다. 여과망에 모래 알갱이 같은 자잘한 이물질이 가득했습니다. 이물질들을 깨끗이 털어내고 전원을 다시 켜자 보일러는 정상적으로 작동되었습니다.

이번 일은 제게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보일러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기, 물, 가스 등은 모두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었지만 내부 여과망에 쌓인 작은 이물질들로 인해 보일러 가동이 멈췄습니다. 그와 같이 하나님께서 믿음의 길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풍족히 주실지라도 내 마음속에 가득 찬 욕심, 안 될 거라는 의심, 모난 성품 등이 이물질처럼 작용해, 축복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앙생활에 해가 될 만한 생각과 마음은 미련 없이 버려야겠습니다. 그래야 제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영혼들에게도 따뜻한 하나님의 사랑을 온전히 전해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