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시련이 찾아왔을 때였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시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옭아맸고 급기야 믿음 생활의 모든 것을 지배했다. 시험을 이겨내지 못하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동안 세상에 나 홀로 있는 기분이었다. 시련을 이길 힘을 허락해달라고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드리며 지내던 어느 날, 기도의 응답과도 같은 구절을 발견했다.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 칠천 인을 남기리니 다 무릎을 바알에게 꿇지 아니하고 다 그 입을 바알에게 맞추지 아니한 자니라” 왕상 19장 18절
하나님의 선지자인 엘리야는 자신을 잡아 죽이려는 우상 숭배자 이세벨을 피해 호렙산으로 피신한 뒤 하나님께 탄원했다.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를 죽여 나만 남았는데 내 목숨마저 없애려 한다고. 그때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주신 말씀이 예사로 들리지 않았다.
나는 지금껏 나 혼자만 감당 못할 믿음의 고민들을 안고 안간힘을 쓰며 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와 같이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며 천국 길에 동행하는 수많은 형제자매가 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안 것만으로도 큰 힘과 위로를 얻은 나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태산같이 커 보이던 시련을 이겨내고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혼자 고민을 끌어안고 있으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그럴 땐 고개를 들고 주위를 바라보자. 나와 함께하는 형제자매들이 보이고 기꺼이 도와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