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하는 하늘 가족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정지선

조회 3,811

믿음의 시련이 찾아왔을 때였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시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옭아맸고 급기야 믿음 생활의 모든 것을 지배했다. 시험을 이겨내지 못하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동안 세상에 나 홀로 있는 기분이었다. 시련을 이길 힘을 허락해달라고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드리며 지내던 어느 날, 기도의 응답과도 같은 구절을 발견했다.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 칠천 인을 남기리니 다 무릎을 바알에게 꿇지 아니하고 다 그 입을 바알에게 맞추지 아니한 자니라” 왕상 19장 18절

하나님의 선지자인 엘리야는 자신을 잡아 죽이려는 우상 숭배자 이세벨을 피해 호렙산으로 피신한 뒤 하나님께 탄원했다.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를 죽여 나만 남았는데 내 목숨마저 없애려 한다고. 그때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주신 말씀이 예사로 들리지 않았다.

나는 지금껏 나 혼자만 감당 못할 믿음의 고민들을 안고 안간힘을 쓰며 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와 같이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며 천국 길에 동행하는 수많은 형제자매가 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안 것만으로도 큰 힘과 위로를 얻은 나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태산같이 커 보이던 시련을 이겨내고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혼자 고민을 끌어안고 있으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그럴 땐 고개를 들고 주위를 바라보자. 나와 함께하는 형제자매들이 보이고 기꺼이 도와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