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이 된 삼진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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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가 시속 130~150㎞로 던진 공이 0.4초 사이 타자에게 도달합니다. 직감적으로 공의 궤적을 파악한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0.2초 내외. 배트의 ‘스위트 스폿(Sweet spot)’에 정확하게 맞은 공이 “딱!”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포물선을 그리며 시원하게 담장을 넘습니다. 야구의 꽃, 홈런입니다.

스위트 스폿은 공을 칠 때 원하는 방향으로 멀리, 빠르게 날아가게 하는 최적의 지점을 말합니다. 둥근 배트에 둥근 공이 서로 맞닿는 지점은 하나의 점에 불과. 배트를 잡은 손의 위치, 배트의 무게, 타이밍, 공의 속도 등 모든 조건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내는 홈런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깝습니다.

그런 홈런을, 미국의 베이브 루스(Babe Ruth)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22시즌을 뛰는 동안 무려 714개를 쳤습니다. 홈런왕의 영예도 12번이나 차지했지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삼진왕에 오른 적도 5번이나 있었습니다. 714개의 홈런을 치는 동안 그의 곱절인 1,330개의 삼진을 당했던 것입니다.

무수한 삼진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최종적으로 남긴 것은 홈런왕이라는 이름입니다. 실패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삼진은 홈런으로 가는 길이다!” 베이브 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