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쌀쌀한 일요일, 거리정화 활동을 진행하려는 시간에 비가 내릴 확률이 90퍼센트라는 일기예보가 있었습니다. 거리정화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염려됐습니다.
청소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보대로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저희는 비를 피하러 근처의 작은 오두막으로 달려갔습니다. 오두막 지붕 아래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한 시간가량 내린 비로 거리는 진흙탕이 됐지만 저희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몇몇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삽으로 진흙투성이의 쓰레기를 퍼서 모았습니다. 한쪽에선 응원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돋웠습니다.
쓰레기 더미를 정리하면서 비에 젖었던 몸이 따뜻해졌습니다. 비가 그치자,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비를 내려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가던 주민들은 저희가 어느 단체에서 나왔는지 물으며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진행 상황을 확인하러 온 관공서 직원은 비가 오는데도 봉사를 이어간 저희에게 매우 감동한 표정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감사할 거리가 넘쳤고 연합, 희생, 배려, 기쁨 등의 덕목을 배웠습니다. 봉사는 상대를 돕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큰 그릇이 되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하늘 어머니의 본을 따라 어머니의 마음으로 꾸준히 가정과 사회를 돌보며 봉사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