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일본 사이타마에서 직장인청년봉사단 ASEZ WAO 활동의 일환으로 급식 봉사를 계획했습니다. 여러 이유로 끼니를 제때 챙겨 먹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어린이 식당에서 주방 보조를 하기로 한 겁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주방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기쁜 마음으로 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이왕이면 즐거운 추억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아 한국 전통 민속놀이와 간식거리도 정성스럽게 준비했습니다.
봉사 당일, 예상치 못한 식당 사정으로 일부 계획을 수정해야 했지만, 저희는 밝은 미소로 주방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변경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식사 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이 하나둘 식당으로 들어섰습니다. 아이들의 배식을 돕고, 밥을 다 먹은 후에는 한국 문화 체험도 권했습니다. 처음엔 낯설어하며 쭈뼛거리던 아이들이 이내 마음을 열고 다가왔습니다. 저희가 준비해 간 한복을 입어보기도 하고 팽이치기를 하며 신나게 놀았지요. 함께 식당을 찾은 부모님이나 보호자들도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모든 활동이 끝나고 식당 대표와 홍보 담당자가 저희를 찾아와 무더운 날씨에 열심히 봉사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온몸은 샤워한 듯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저희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정성으로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고, 해맑게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잠시나마 헤아려보며 저희 마음도 행복으로 물들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