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을 벗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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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라면 큰 옷으로 갈아입듯, 곤충 역시 때가 되면 자신에게 맞지 않는 허물을 버리고 새로운 몸으로 거듭납니다. 이를 탈피라 합니다.

곤충이 탈피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습니다. 허물을 벗다 몸에 상처가 나기도 하고, 힘이 달려 허물을 다 벗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탈피한 직후에는 껍질이 여리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 다른 곤충의 공격을 받기도 쉽습니다. 그렇게 여러 위험과 고통이 뒤따르지만 곤충들은 일생에 몇 번이고 허물을 벗습니다. 탈피가 없이는 성장도 없으니까요.

탈피각(파충류, 곤충류 따위가 자라면서 벗는 허물이나 껍질)은 본체의 모양을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허물을 벗기 전에는 허물도 몸의 일부였기에 그것을 벗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곤충들이 그 힘겨운 과정을 견디는 이유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허물을 벗고 나면 더 나은 모습,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