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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5일

가장 가치 있는 일, 가장 특별한 축복

인도 오스틴타운, 최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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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빠들의 삶이 대개 그렇듯 제 일상도 별 보고 출근해 별 보며 퇴근하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때는 저 머나먼 별세계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해 빛나고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가족 모두가 편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일 년 내내 휴일도 없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내에게 진리 말씀을 듣고서였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믿지 못했습니다. 막연한 믿음이긴 했지만 30년 넘게 다녔던 천주교회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말씀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처형도 아내와 함께 교회에서 성경 공부를 하는 듯했습니다. 처형은 교회에서 배운 것을 매일같이 알려주며 제 생각이 어떤지 물었습니다. 한두 시간씩 성경과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 제 마음은 가랑비에 옷 젖듯 진리에 대한 감동으로 젖어들었습니다.

몇 개월 뒤, 아내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지금이 하나님의 절기 기간이에요. 절기 때는 하나님께서 더 많은 축복을 주세요.”

다음 날 출근하기 전, 새벽 예배를 드리러 간다는 아내를 따라나섰습니다. 새벽인데도 많은 분들이 예배를 위해 나온 것에 놀라고, 하나같이 친절한 그분들의 모습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그날,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의 교회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진작에 했어야 하는 일을 마침내 해낸 것처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영혼이 다시 태어나서였을까요. 매일 마시던 새벽 공기가 그날만큼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편안한 마음을 계속 누렸으면 좋았을 텐데 이후로 바빠서 몇 달 동안 교회에 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고생한 보람도 없이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결국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한 중에 저만큼 앞날이 걱정되었을 아내가 내색하지 않고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대로 될 거예요” 하며 다독여 주었습니다.

그해 마지막 안식일과 이듬해 첫 안식일 예배를 가족과 함께 지키며, 아내의 말대로 제가 겪은 모든 일에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진리와 거짓을 차츰 분별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 세계의 축복이 얼마나 큰지 깨달은 것입니다.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 하신 말씀처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어 천국에는 결코 갈 수 없었던 무지한 영혼을 값없이 구원해주셨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기쁨과 놀라움 속에 규례를 지킨 지 한 달여, 말씀을 살필수록 가슴에 와닿는 바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누군가를 애타게 찾고 계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누군가가 저처럼 하늘에서 잃어버린 자녀임을 깨닫고는 전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일에 치이며 하루하루 쫓기듯 살던 제가 천국을 소망하며 시온에서 평안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은, 누군가 저희 가족에게 진리를 전해준 덕분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진리를 영접한 뒤 제 삶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나를 위해 예비되어 있는 영원한 천국을 생각하면 세상 무엇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그 축복과 은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일꾼이 되고 싶었습니다.

마음만 가지고서는 안되는 일이라 용기를 내어 복음의 일선에 나섰습니다. 용기가 무색하게 말씀을 전할 때마다 돌아온 것은 핀잔이나 반박뿐이었습니다. 자칫 낙담해 주저앉을 수도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제게 힘을 주시려는 듯 잊지 못할 열매를 허락하셨습니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던 그분은 제가 진리를 전하려고 마음먹고 있던 차에 마침 궁금한 것이 있다며 말을 꺼냈습니다. 친구를 따라 교회를 다녀온 아이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던데 어머니는 없어요?” 하고 물었다며, 성경에 어머니 하나님이 있는지 저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순간, 심장이 요동쳤습니다.

‘진리를 찾는 영혼이 멀지 않은 곳에 있었구나!’

이분이야말로 그토록 찾던 하늘 가족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시온을 방문해 두루 말씀을 살피고 진리를 영접한 형제님은 며칠 뒤, 어머니 하나님은 없느냐고 물었던 아들을 하나님의 품으로 인도했습니다. 그 뒤로도 진리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가족의 반대를 지혜롭게 이겨내며 꿋꿋하게 신앙을 지켰습니다.

복음의 사명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주셨다고 했던가요. 정말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위하겠노라는 각오로 나선 복음 길이지만 그 여정에는 오히려 저를 위한 값진 깨달음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말씀을 전하기 전에도 시온의 형제자매가 하늘 부모님의 살과 피를 함께 이어받은 가족이고, 잃은 형제를 찾는 것이 기쁜 일이라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머릿속에 맴돌던 그 지식들이 말씀을 전하고 열매를 맺으면서 비로소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하나님의 희생과, 하나님의 본을 따른 앞선 식구들의 수고로 한 영혼 한 영혼이 찾아졌음을 온몸으로 체험한 뒤, 곁에 있는 형제자매가 얼마나 귀하게 느껴지던지요.

몇 해 전 허락된 ‘열 달란트’ 사명은 복음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나처럼 부족한 사람이 어떻게 열 명의 영혼을 일깨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목표를 이룬 식구들의 소식을 자주 접하면서 제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목표를 이룬 식구들과 저에게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제가 나름대로 복음에 매진한다고 하면서도 이것저것 의미 없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거나 부질없는 것과 영적 축복을 저울질하고 있을 때, 그분들은 오직 천국만을 소망하며 주어진 사명에 온 힘을 다했습니다. 마음가짐과 자세가 다르니 결과도 다를 수밖에요.

지난 시간을 반성하고 알게 모르게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으며 ‘한 번뿐인 인생, 복음을 위해 살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내 속에 있는 헛된 욕심을 버리고 더 큰 믿음으로 거듭나려 노력하자 하나님께서는 크나큰 축복의 기회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저희 가정을 이끌어 주셨습니다. 1천 6백여 개의 언어, 수억 가지의 (神), 13억 명이 넘는 인구가 공존하는 나라, 인도입니다.

언어도 다르고 종교성도 강해 대부분 진리를 배척하는 이곳에서 힘들 때도 많았습니다. 깨닫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 애를 태우고 눈물을 흘린 적도 여러 번입니다. 가족 모두가 뎅기열에 걸려 고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 감사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저 때문에 얼마나 힘들고 가슴 아프셨을지, 그럼에도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두 분이 앞서 걸어가신 길을 따르며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으니까요. 지금도 전 세계의 수많은 자녀들을 위해 희생하시며 구원의 역사를 이끌어가시는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면 “감사합니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복음의 해를 거듭할수록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께서 본보이신 대로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요 가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깨닫습니다. 복음의 달란트가 쌓일 때마다 느끼는 기쁨은 세상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축복입니다. 제가 무어라고 이토록 큰 은혜를 내려주시는지요.

대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자녀들과 상봉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아버지와, 한 영혼이라도 더 찾기 위해 날마다 조석으로 간절히 기도하시는 어머니의 소원이 올해는 반드시 이뤄지길 간구합니다. 하루속히 그리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모난 곳은 다듬으며 마음 다해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운 아버지 어머니께, 전 세계 하늘 가족들과 한마음으로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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