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 승무원은 승객에게 비상시 대처 요령을 알려주며 산소마스크 착용법을 시범 보입니다. 이때 안내하기를, 어른이 먼저 쓰고 아이는 그 후에 씌워주라고 합니다.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부모는 본능적으로 자녀에게 먼저 산소마스크를 씌우려 할 것이고, 사회적으로도 약자인 어린아이부터 안전하도록 돕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산소마스크는 왜 어른부터 써야 할까요?
항공기가 운항 중 압력조절 장치에 이상이 생겨 기내 압력이 낮아지면 사람은 산소 부족으로 30초 안에 의식을 잃을 수 있습니다. 산소마스크를 쓸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촉박하지요. 아이에게 먼저 산소마스크를 씌워주다 어른이 정신을 잃으면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아이가 어른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우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어른과 아이, 둘 다 안전하려면 반드시 어른이 먼저 산소마스크를 쓴 뒤 아이에게 씌워주어야 합니다.
기내에서만 아니라, 보호하고 지켜주어야 할 대상이 있다면 이따금 자신의 상태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상대에게 내미는 손에도 더욱 힘이 들어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