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저의 직업은 조산사였습니다. 조산사란 산모들의 임신·출산·산후조리를 돕고 신생아의 보건 지도를 실시하는 전문직입니다.
제가 조산사가 된 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습니다. 저희 사 남매를 키우느라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은 제게 의문을 안겨주고는 했습니다.
‘어머니는 왜 자신의 생활도 없이 이렇게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하는 거지? 나는 과연 어머니처럼 될 수 있을까?’
어머니라는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던 저는 조산사라는 직업을 택했습니다.
어릴 적 엄마를 보며 일었던 의문은 학창 시절, 진리를 영접하고 모두 풀렸습니다. 어머니들의 희생과 사랑은 하늘 어머니의 사랑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권능과 사랑, 희생을 가장 많이 느낀 시기는 조산사로 일할 때였습니다. 그중 미숙아 집중 치료실에서 얻은 깨달음이 컸습니다. 미숙아 집중 치료실에 들어오는 아기들은 몸집이 아주 작습니다. 초미숙아의 경우에는 몸무게가 겨우 400그램 정도에 불과합니다.
준비가 덜 마쳐진 채로 세상에 나온 아기들은 몸에는 링거, 입에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합니다. 스스로 숨을 쉬지도, 분유 한 모금 마시지도 못합니다. 특히 초미숙아는 몇 번이나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불행히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숙아의 생명이 이토록 위태로운 이유는 아기가 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어머니의 태내에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기는 엄마 배 속에서 온갖 나쁜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받고 양수로 체온을 유지하며, 탯줄을 통해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습니다. 또 미약하나마 출생 후에 당분간 자신을 지킬 힘을 기릅니다. 그렇다 보니 아기가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와 버리면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없는 무력한 존재가 되고 맙니다.
약하디약한 초미숙아를 간호하는 일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아기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심각한 장애가 남을 수 있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세세하게 살펴야 했습니다.
그만큼 신경을 써서였을까요. 인공호흡기를 끼고 살던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울던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코와 연결된 튜브로 분유를 위에 넣어줘야 했던 아이가 혼자 젖병을 빨게 되었을 때, 스스로 배변할 수 없던 아이가 배변에 성공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기분이 이런데 아이 부모님은 얼마나 기뻤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습니다.
아기가 생겨서 자라나는 일련의 과정들은 마치 우리의 영적 모습을 보여주는 축소판 같았습니다. 어머니의 태내에서 어머니가 주는 산소와 영양분으로 사는 아기처럼 우리도 하늘 어머니 안에서 영혼이 보호받아야 살 수 있으니까요. 우리야말로 하늘 어머니 없이 한시도 살 수 없는 무력한 존재들이었습니다.
혹여 부족한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할지라도 어머니는 힘없는 자녀들에게 온 관심을 두시고 사랑으로 세세히 돌봐주십니다. 자녀들이 온전하고 건강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성장할 때 하늘 어머니께서는 누구보다 기뻐하시겠지요. 그래서 다짐합니다. 저를 살려주신 하늘 아버지와 어머니를 위해 영육 간에 건강한 자녀가 되겠다고요. 저뿐 아니라 오사카 시온 가족 모두 어머니께서 기뻐하실 만한 장성한 믿음을 갖춰서, 고귀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