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을 쓰려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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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엄과 권위를 상징하는 왕관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황금과 보석으로 화려하게 꾸며졌습니다.

우리나라 국보 제191호 신라 금관은 왕의 것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금 100여 돈과 77개의 곱은옥으로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란의 팔레비 왕조가 대관식 때 사용한 왕관은 3천380개의 다이아몬드와 369개의 진주가 박혀 있어 보석의 중량만 1만400캐럿, 왕관의 무게는 약 2㎏입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영국 왕실의 제국왕관은 다이아몬드 2천868개, 진주 273개, 사파이어 17개, 에메랄드 11개, 루비 5개가 촘촘히 장식되어 있고, 정면에는 170캐럿의 붉은 스피넬이, 그 아래에는 317캐럿의 대형 다이아몬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국왕관의 무게는 1.1㎏로 그나마 가벼운 편, 대관식 때 사용하는 성 에드워드 왕관은 많은 보석 장식뿐 아니라 테두리가 순금으로 만들어져 무려 3㎏이나 됩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디라’는 말이 있습니다. 왕관 자체의 무게라기보다는 왕이라는 지위가 주는 책임감과 사명감의 무게를 의미하겠지요. 왕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견뎌내야 할 각자의 무게가 있습니다. 그 속에는 왕관처럼 찬란히 빛날, 수고의 대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