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의 관계에서 편치 못한 마음이 있을 때, 그것을 내려놓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바다가 있다. 다름 아닌 ‘미안해(海)’다. 이 바다를 무사히 통과하면 용서와 화해의 다리 너머로 행복 마을이 보인다. 행복 마을 입성까지 주의 사항이 있다면 항해 도중 사용해서는 안 될 말들이다.
“내가 잘못했어. 그런데⋯.”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붙이지 않아도 될 접속사나 가정법, 쓸데없는 표현 등은 “미안하다”는 말만 표면에 내세웠을 뿐 속으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상대방에게 용서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는커녕 더 화가 나게 만든다. 형식적으로 하는 사과는 아니함만 못하다.
잘못한 일에 대해, 오해를 풀기 위해 나름대로 사과를 했는데도 불편한 관계가 나아지지 않았다면 사과할 때 금기어를 썼거나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지 않았는지 살필 일이다.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기는 어렵지만, 하기만 한다면 천국을 맛볼 수 있다. 천국은 겸손의 노를 저어 미안해를 건넌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나라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