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사소한 것

한국 대구 김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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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음식점을 운영하는 시누가 식당 홀 벽지 도배 작업을 도와달라고 했다. 일하기 편한 복장을 하고 시누 가게로 갔다.

“저 위쪽 벽지들부터 떼어야겠는데요.”

내 말에 시누가 창고에서 작은 사다리를 하나 들고 왔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팔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벽지를 떼려는 순간이었다. 사다리가 갑자기 넘어지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놀란 시누가 얼른 나를 일으켰다.

“올케, 괜찮아? 이상하다, 이렇게 약한 사다리가 아닌데.”

미안해하는 시누를 괜찮다며 안심시키고는 사다리를 일으켜 세웠다. 다시 사다리에 오르기 전, 또 넘어질까 겁나 사다리 곳곳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아닌 게 아니라 고정핀 하나가 빠져 있었다. 작은 고정핀 하나 때문에 큰 사고가 날 뻔했던 것이다. 믿음 생활 속에서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작게 여기고 지나치는 것은 없었을까. 사소한 것에 넘어지지 않도록 다시금 꼼꼼히 살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