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

한국 인천 서현주

조회 8,752

갑자기 등에 담이 오는 바람에 꼼짝도 못하고 말하기도 힘든 날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통증이 더해, 설거지와 집안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방에서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을 자려고 해도 쉽게 잠들 수가 없었습니다. 등이 아프니 똑바로 눕기도, 옆으로 눕기도 힘들고, 기침에 열까지 나기 시작했습니다.

방에서 혼자 끙끙 앓고 있자니 돌아가신 친정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뜨거워진 이마에 물수건을 얹어주시고 옆에서 병간호를 해주시던 엄마 생각에 조금 잠이 들었나 싶었을 때, 머리에 차가운 물수건이 올라왔습니다. 큰딸이었습니다.

큰딸은 엄마가 아파하는 것을 보고 어느새 옆에 와서 물수건도 올려주고, 다리도 주물러주고, 발바닥까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주무르고 있었습니다.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지만 이제 엄마를 보살펴 줄 정도로 장성하게 컸구나 싶었습니다. 큰딸이 엄마를 보살피니 작은딸도 옆에서 저를 토닥토닥하며 재워주었습니다.

이렇게 예쁜 딸들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고, 하늘 어머니께서 딸들을 통해 저를 보살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영의 자녀들을 위해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등은 어떠실까, 어머니의 발은 어떠실까 생각하니 죄송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어머니의 수고와 희생을 생각하며, 또 가족의 사랑을 느끼는 따뜻한 하루를 허락하신 어머니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