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선물해요

한국 인천, 박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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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방학 때의 일입니다. 좋은 추억도 만들고 의미 있는 방학을 보내자는 의미로 학생부에서 경로당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학생 담당 선생님과 경로당을 방문했습니다. 저희 계획을 들으신 관계자분은 “하나님의 교회 사람들이 봉사하는 것을 많이 봐왔어요. 그 교회 학생들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하며 흔쾌히 허락해 주었습니다. 생각지 못한 환대에 감사하며 할아버지 할머니께 감동과 기쁨을 드리겠다는 각오로 알차게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봉사 당일, 어르신들은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환한 웃음으로 저희를 맞아주셨습니다. 경로당은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명절을 맞아 시골집에 모인 것처럼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르신들과 인사를 마치고 경로당 청소를 위해 곧바로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화장실, 주방, 거실, 생활관 등 각자 정해진 구역의 청소를 끝낸 뒤에는 어르신들의 어깨를 주물러드리거나 삼삼오오 둘러앉아서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드렸습니다. 말씀을 듣다 보니 멀리 사는 자녀들을 보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의 마음이 확 전해졌습니다. 미리 준비해 간 합창과 율동으로 깜짝 공연을 선보이자 어르신들의 얼굴이 더욱 환해졌습니다. 공연 장면을 휴대폰으로 찍으시고는 생각날 때마다 보겠다 하시는 할아버지도 계셨고, 다음에 또 오라며 저희 손을 꼭 잡아주신 할머니도 계셨습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손자·손녀를 대하듯 따뜻하게 대해주신 어르신들과 금세 정이 들어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작별 인사를 드리고 경로당을 나서는데, 귓가에 한 할아버지의 말씀이 들렸습니다. “우리 노인들이 뭐라고···. 관심 가져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오늘 행복했어.”

우리의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큰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날 이후 주위에 행복을 선물하려고 노력합니다. 제 작은 관심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