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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칼보다 강하다

한국 인천 최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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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전 세계 대학생 식구들이 아세즈(ASEZ, 하나님의교회 대학생봉사단)로 다양하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청년이 되면 꼭 아세즈 회원이 되고 싶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아세즈 회원이 됐지만 동시에 코로나19가 확산됐습니다. 대부분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봉사도 거의 할 수 없었습니다. 연탄 나르기, 거리정화, 사랑의 도시락 배달 등 다양한 봉사에 열심히 참여하고픈 마음이 컸던 만큼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세즈에서 ‘언어폭력 금지 캠페인’을 펼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곧바로 아세즈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세한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캠페인 슬로건은 ‘말은 칼보다 강하다’로, 상처 주는 말은 삼가고 행복을 주는 말을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활동 방법은 관련 카드 뉴스를 정독하고, 하루 한 번씩 온·오프라인에서 다른 사람에게 응원의 말과 엄지손가락을 세운 손 제스처를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여러 형태로 사랑을 나눌 수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들떴습니다.

평소 온라인상에 응원의 댓글이나 희망의 메시지를 남겨본 적이 없어서 무슨 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됐습니다. 우선 대학생이 많이 사용하는 시간표 및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었습니다. 이 앱에서는 익명 뒤에 숨어 남을 힐난하고 비방하는 댓글이 다수 달리기도 합니다. 이곳에 선플(착한 댓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하루 3번 정도 가장 최신 글에 들어가 1등으로 댓글을 달았습니다.

“정말 멋지다.”

“하고 있는 모든 일이 잘되길 응원할게.”

“몰랐던 내용인데 알려줘서 고마워.”

며칠 후 제가 댓글을 단 게시물을 우연히 다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 댓글 밑으로 긍정적인 내용의 댓글이 가득했습니다. 선한 영향력이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매일 동생들을 칭찬했습니다. 동생들은 “누나가 칭찬해 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언니, 감동이야. 고마워”라고 좋아했습니다. 평소 편하고 가깝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말, 짜증 내는 말을 자주 하고 칭찬에는 인색했던 것이 미안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제 마음을 알아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가족이라도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마음이었습니다.

캠페인을 실천하면서, 그간 제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이나 생각 없이 적은 글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했던 말이 정말 칼처럼 누군가의 마음에 쉽게 낫지 않을 상처를 줬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칼은 누구의 손에 어떤 목적으로 들려 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역할을 합니다. 의사는 칼로 생명을 살리고, 요리사는 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의 눈, 코, 입을 즐겁게 해줍니다. 반면 나쁜 사람의 손에 들린 칼은 악한 곳에 쓰이게 됩니다.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적에 따라 위로가 되기도 하고 기쁨이 되기도 하며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온라인으로 소통할 때는 상대방의 표정과 몸짓, 감정 상태를 제대로 보지 못하니 더욱 조심히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캠페인은 끝났지만, 위로와 희망을 주는 말로 항상 주위에 온기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