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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전하는 아름다운 소식

인도 AP 라자문드리 랄라체루부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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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시온 가족 여러분,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은혜로 인도 복음에 동역하는 목회자 사모입니다. 얼마 전 라자문드리로 발령 와서 아직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서툴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복음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라자문드리는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도 경어를 쓰는 곳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서로의 이름 뒤에 꼭 ‘가루(텔루구어로 ‘님’)’라는 존칭을 붙이고, 대화는 ‘얀디(yandi)’라는 존대어로 마무리합니다. 시온에서도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시스터 가루’, ‘브라더 가루’ 하며 서로 존대하고, 겸손하게 섬겨주는 라자문드리 식구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았고, 이곳에 보내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정말 감사드렸습니다.

최근 텔랑가나주에 있는 친투루 지교회를 방문했습니다. 보고픈 식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산 넘고 물을 건너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었습니다. 광활한 인도에 살면서 산은 구경조차 잘 못했는데 이렇게 울창한 산이 인도에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드디어 지교회에 도착해 식구들과 상봉했습니다. 처음 만났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처럼 얼마나 반갑고 어여쁘던지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이런 산골짜기에도 시온이 세워졌다는 사실이 감격스럽기도 했고요. 성전이 좁아 넓은 초원에 새 성전을 짓고 있다며 보여준 건물은 크고 웅장하지는 않아도 여느 건물보다 멋지고 훌륭했습니다.

인도는 6월부터 9월까지 우기입니다. 침례식을 시작하자 갑자기 비가 주룩주룩 내렸습니다. 불편할 법도 하건만 6명의 귀한 영혼들은 빗줄기 속에서도 경건하게 예식을 마쳤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이토록 은혜로운 식구들을 찾게 해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거듭 감사드렸습니다.

한 자매님이 제게 친투루를 방문한 소감을 물었습니다. 저는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대답했습니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릭샤(인도의 주요 대중교통 수단으로,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 택시)를 타고 오는 동안 어찌나 흔들리는지 말 등에 올라탄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아스팔트가 지교회 근처까지 깔려 있어 험한 돌산 길을 넘지 않아도 됐고 비가 와도 맞지 않으며 식구들을 방문할 수 있었으니 감사할 수밖에요. 죄인들을 위해 이 땅까지 오셔서 홀로 험한 산길 넘으신 하늘 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인도에서 오랫동안 생활했지만 이런 첩첩산중의 마을 방문은 처음입니다. 인터넷도 안 되고 화장실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밭을 일구고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식구들 모습에, 아버지께서 복음 길 걸어가셨던 어려운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먹고 입을 것조차 부족하던 시절, 자녀들을 구원하시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이 땅까지 오셔서 홀로 복음을 위해 희생의 길을 걸어가신 아버지. 그 은혜로 히말라야 고산지대 세르퉁에도, 인도의 산골짜기 친투루에도 하나님의 나라가 건설되었습니다. 놀라운 복음의 역사를 목도하니 감개무량하고 그저 감사만 나올 뿐입니다. 저희는 친투루 지교회 식구들 모두가 끝까지 믿음을 지켜서 천국에 입성하기를 거듭 간구하며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라자문드리에 돌아온 뒤 당회 목회자 사모들과 함께 감기로 고생하는 식구 집을 방문했습니다. 우기에는 아무래도 감기 환자가 많습니다. 식구는 감기는 다 나았지만 아직 잔기침이 나서 시온에 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온에서 사모들이 직접 만든, 비타민C가 듬뿍 담긴 레몬허니(레몬청 종류)를 건네며 어서 회복해서 시온에서 보자고 격려했습니다.

식구는 자신의 집 근처에 시온 식구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저희도 그냥 돌아가기에는 식구들이 눈에 밟혀 네 가정을 더 방문했습니다. 방문하는 곳곳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저희 발걸음을 인도해 주셨음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마침 사모들이 함께 공부하던 주제가 있어서 방문한 식구들과 함께 성경 말씀을 살폈습니다. 말씀을 들은 식구들은 한때 전도에 열심 내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복음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며, 복음을 전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치 않았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귀한 사명을 저버린 것 같아 아버지 어머니께 죄송했다고 울면서 고백했습니다. 과연 그날의 방문은 우연이 아니라 이 영혼들을 살리시기 위해 예정하신 아버지 어머니의 뜻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진심 어린 위로와 격려를 건네자 식구들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복음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다시 한번 이 식구들이 복음의 날개를 활짝 펼치게 해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순수하고 겸손한 라자문드리 식구들이 서로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며 연합과 화합으로 복음 밭을 일궈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또한 신사적인 베뢰아 사람들이 겸손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아들였던 사도행전의 역사가, 신사적인 라자문드리 사람들을 통해 재현되기를 소망합니다. 앞으로도 라자문드리의 아름다운 소식 많이 전하겠습니다. 모두 늦은 비 성령 축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