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루는 영상물과 시온의 향기로 자주 접해서인지 가본 적이 없어도 낯설지 않은 나라였습니다. 그곳에 가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 싶어 2019년, 페루 단기선교를 준비하면서 무척 설렜습니다.
해발 3200미터에 위치한 페루 중부의 고원 도시, 우앙카요가 저희 팀이 3주간 머물 선교지였습니다. 수도 리마에서 버스로 8시간을 달려 우앙카요로 가는 동안 고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호흡이 가빠졌습니다. 고산병 증세였습니다. 힘들면서도 하나님께서 파송하신 선지자들이 앞서 걸어가 복음의 씨앗을 뿌려 시온이 건설된 땅에 와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사실 페루에 오기 전 다른 나라에서 두 차례 단기선교를 했었습니다. 결실이 미미했던 터라 페루에서는 ‘딱 한 명이라도 알곡을 결실하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어떤 고생을 하더라도 괜찮다는 각오가 있었지요.
고산 기후에 어느 정도 적응한 후 우앙카요 인근 지교회 식구들과 함께 본격적인 전도에 나섰습니다. 한 영혼 한 영혼 만날 때마다 애가 탔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죽어가는 영혼을 지나치지 말라고 하셨던 하늘 어머니의 당부가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계속 걸어 다니느라 체력이 바닥났지만, 한 영혼이라도 살리시려는 하나님의 애타는 마음이 느껴져 걸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늦어 시온으로 돌아가는 길,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두 사람이 보였습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다가가 진리를 전하는데 말씀을 듣는 두 사람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축복을 이야기할 때에는 지금 당장 받겠다며 교회에 가자고 했습니다. 순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감격스러웠습니다.
“성령 시대에 새 이름이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여러분을 만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늦은 시간에 교회로 와 새 생명의 축복을 받은 두 분은 하나님께 감사를 올렸습니다. 두 영혼이 시온으로 나아오는 과정을 보면서 내 욕심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대로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행하면 반드시 하늘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정 중간쯤 되어서는 연합의 힘을 배웠습니다. 가끔 현지 식구와 복음을 전하러 다니다 보면 식구가 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아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현지 식구들과의 연합을 강조하신 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나 아차 싶었습니다. 혹시 내 마음을 저도 모르게 드러내어 식구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나 하고 반성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다음 날, 자매님과 두 손을 꼭 붙잡고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자매님,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를 나눈 뒤 전도에 나섰습니다. 그러고는 거리에서 한 가족을 만났습니다. 그분들에게 하나님을 믿는지 묻자 가장으로 보이는 장년분이 “Mucho(매우 많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하늘 어머니의 존재를 알게 된 그분은 가족을 전부 데리고 시온으로 가, 다섯 식구 모두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이후 세사르 형제님의 가족은 꾸준히 성경을 배우며 경건하게 예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페루 단기선교는, 지금까지 스스로 복음의 일꾼이라고 자부하면서도 죄인의 생각과 어리석은 욕심을 털어내지 못했던 제가 온전히 회개하고 하나님의 뜻을 배워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연합과 더불어 인내를 배우고 하나님의 마음을 느낀 시간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페루 단기선교를 통해 허락해주신 깨달음과 은혜를 늘 가슴에 품고, 잃은 형제자매를 찾고 돌보는 일에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