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교회는 유월절로 인류에게 영생을 베푸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리며, 그 박애정신을 본받아 헌혈로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힘써 왔다. 2005년 서울에서 처음 시작된 ‘전 세계 유월절사랑 생명사랑 헌혈릴레이(이하 헌혈릴레이)’는 20년간 국내 각지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끊임없는 생명 나눔으로 희망을 전하며 어느덧 1700차에 육박했다. 6월에는 ‘세계 헌혈자의 날(6월 14일)’을 전후해 20여 차례 헌혈릴레이가 개최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인구 고령화와 전쟁, 재난으로 인한 비상사태 등으로 혈액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헌혈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저조하고 공급난 역시 심각하다. 헌혈로 모아진 혈액은 제제(분리 작업)를 거쳐 긴급 환자에게 수혈되거나, 백혈병 등을 치료하는 의약품 제조에 쓰인다.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은 올해도 헌혈을 통한 생명구호에 기꺼이 나섰다. 성도들의 헌혈 열기는 시기를 가리지 않고 연중 뜨겁다. 올해 초에는 1월 페루를 시작으로 2월 방글라데시, 3월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총 30여 회 헌혈릴레이를 진행했다. 특히 국가 혈액 공급량의 70퍼센트가량을 지정 헌혈 등 일회성 헌혈과 매혈에 의존하는 방글라데시에서, 성도와 시민들이 힘을 모아 혈액 1만 5천여 밀리리터를 기증하는 뜻깊은 성과를 거뒀다.
4월 23일 구미교회에서 진행된 헌혈 행사에는 480명이 동참해 145명이 헌혈했고, 다음 날에는 보성교회에서 바통을 이어받아 약 160명이 채혈했다. 양일간 모인 혈액의 양은 총 약 10만 1천 밀리리터다. 5월 1일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와 워싱턴 D.C. 일대 3개 교회에서 헌혈릴레이가 열려 혈액 총 5만 5천 밀리리터를 기증했고, 14일에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2개 교회 성도들이 헌혈에 나서 60명이 채혈에 성공했다.
세계 헌혈자의 날이 있는 6월에도 국내는 물론 미국, 인도, 나미비아 등 전 세계에서 20여 차례 헌혈 행렬이 이어졌다. 세계 헌혈자의 날은 헌혈자를 격려하고 헌혈의 중요성을 알려 더 많은 참여를 이끌기 위해 제정됐다. 지난해 세계 헌혈자의 날 20주년을 맞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헌혈은 생명을 구한다. 혈액은 보편적으로 필요한 데 반해 혈액 접근성은 그렇지 않다. 많은 국가에서 혈액 부족을 겪고 있다”며 헌혈 문화 확산을 위한 연대와 동참을 호소한 바 있다.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하나님의 교회가 헌혈을 지속해 온 가장 큰 이유는 헌혈이 생명을 나눌 수 있는 쉽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세계 보건·의료계에서 혈액 대체제 개발이나 무수혈 수술 등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으나 긴급환자를 살리고 의약품을 제조하는 데는 여전히 혈액이 꼭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는 안전한 혈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참여자들의 정기적이고 자발적인 무상 헌혈을 권고한다.
헌혈 인프라가 미비하거나 문화적·종교적 이유로 시민들이 헌혈을 기피하는 등, 나라마다 다른 상황에서도 전 세계 성도들은 헌혈에 선뜻 팔을 걷어붙인다. 헌혈릴레이는 교회를 넘어 이웃과 사회에 건강한 생명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장이 되고 있다.
헌혈릴레이를 준비하는 전 과정에는 꼼꼼한 정성이 수반된다. 다년간 헌혈 행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도 풍부하다. 혈액원이나 병원과의 유기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행사 시기를 조정하고, 교회 주차장에 헌혈 버스를 배치하거나 널찍한 장소에 헌혈 부스를 마련해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게 한다. 현지 사정에 따라 혈액원이나 광장, 공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헌혈릴레이를 열어 더 많은 이웃의 발걸음을 이끌기도 한다. 행사장에는 문진실과 휴게실을 비롯해 대기 번호표 발행기, 간식 등 필요한 물품을 마련해 놓고, 헌혈증서 기증함을 비치하기도 한다.
헌혈릴레이를 앞두고 성도들에게 건강에 좋은 음식과 운동법 등 헌혈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4월 경기광주오포교회에서 열린 제1623차 헌혈릴레이에서 안내자로 봉사한 권라심(경기광주) 집사는 “한 달 전부터 철분에 좋은 음식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열심히 챙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에스더(용인) 자매는 “피가 가장 가치 있는 순간이 헌혈로 나눴을 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직장에 월차를 내고 왔다. 채혈에 성공하려고 영양제도 평소보다 더 챙겨 먹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 행사에 광주뿐 아니라 용인·양평·여주 등 인근 지역에서도 동참해 총 500명 중 205명이 헌혈했으며, 253장의 헌혈증이 모였다.
헌혈릴레이는 그간 60여 개국에서 진행돼 약 30만 명이 참여, 12만 8천여 명이 채혈에 성공했다(2025년 5월 말 기준). 한 명의 헌혈로 3명을 살릴 수 있다는 특성을 감안할 때 38만여 명을 살린 셈이다.
‘주는 사랑이 받는 사랑보다 더 복이 있다’는 성경의 교훈을 헌혈로 몸소 실천하는 성도들의 진심은 지역사회에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고, 더 많은 시민이 함께하게 하는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 화성시의회 오문섭 의원은 “하나님의 교회는 매번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단체”라며 “헌혈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는 귀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격려했다. 서울남부혈액원 이재승 원장은 “2012년부터 하나님의 교회와 단체 헌혈을 진행하고 있는데, 활동을 지켜보며 성도들이 헌혈에 진심을 다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런 마음 덕분에 꾸준한 협력이 이어질 수 있지 않았나 한다”고 평했다.
이처럼 헌혈릴레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생명구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대한적십자사는 2011년 혈액관리본부장 표창패를 시작으로 총재 표창장, 전라북도혈액원장 감사패 등 190여 건의 상을 하나님의 교회에 수여했다. 2024년에는 모잠비크 보건부 장관 감사장, 몽골 보건부 장관 감사장이 답지하는 등 각국 정부와 지자체, 기관으로부터 상이 잇따르고 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장 34절).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기꺼이 행동으로 옮기며 20년간 이어져 온 전 세계 유월절사랑 생명사랑 헌혈릴레이는 앞으로도 전 세계에서 생명의 희망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