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지 않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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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낚시를 즐겨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서 편히 휴식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에, 그는 샌드위치 하나와 낚시 도구를 챙겨 어둑어둑한 길을 나섰습니다. 때로는 밤새 입질 한번 없는 날도 있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간혹 고기가 많이 잡힌 날에는 집에 돌아와 이웃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를 보며 아내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여보, 몇 시간씩 기다리며 힘들게 잡은 물고기가 아깝지도 않아요? 그렇게 다 나눠줄 거면 뭐하러 낚시를 해요? 그냥 집에서 쉬지⋯.”

그러자 그가 말했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종종 날 데리고 밤낚시를 가셨어. 캄캄한 밤하늘에 박힌 별들이 어찌나 빛나던지! 고요한 수면 위로 입질이 오기까지 아버지는 다정한 목소리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 그 좋은 추억을 잊고 싶지 않아. 아버지를 떠올릴 수 있다면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은 아까운 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