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찍은 사진을 공모한다기에 나도 응모해야겠다 싶어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집은 한쪽 벽을 사진으로 장식할 만큼 사진이 많다. 집에 도착해 아빠와 함께 찍은 사진을 찾으려고 서랍과 사진첩을 샅샅이 뒤졌다.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아빠랑 나랑 찍은 사진은 어딨어요? 사진은 많은데 아빠랑 찍은 게 안 보여요!”
그러자 아빠가 말씀하셨다.
“아빠는 항상 사진을 찍어줬으니 사진 속에 없지.”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그랬다. 아빠는 카메라에 우리의 모습을 담느라 정작 우리와 함께한 사진을 남기지 못하셨다. 나는 철없이 “치즈” 하며 포즈를 취하기 바빴고, 아빠는 그런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나는 ‘아빠와 함께 사진 찍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아빠 손을 잡고 셀프사진관으로 향한 것이다. 친구들과 가본 적은 있어도 아빠와 간다는 건 생각도 못 해봤는데, 새로운 경험에 내 마음도 설렜다. 아빠가 얼떨떨해하는 틈을 타 기계에 돈을 넣었다. 쉴 새 없이 나오는 셔터 소리에 아빠는 어디를 봐야 하는지, 어떤 포즈를 취해야 하는지 어리둥절해했다. 사진이 출력되고 나서도 아빠는 한참이나 멍하니 있었다. 그러고 멋쩍은 듯 웃었다.
“그동안 사진을 찍기만 했지, 찍히니까 기분이 이상하네.”
아빠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가족을 위한 아빠의 희생을 당연시한 건 아니었나, 반성도 되었다. 아빠와 찍은 사진이 계속 업데이트되도록 이제는 내가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