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하트마 간디와 함께 인도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고, 훗날 인도의 초대 총리가 된 자와할랄 네루. 그는 영국의 인도 통치 시절, 식민 지배에 저항하다 여러 차례 투옥됐다. 그는 나이니 형무소에 수감됐을 때부터 외동딸 인디라에게 본격적으로 편지를 썼다. 3년간 네루가 보낸 편지는 190여 통에 달한다. 사랑하는 딸에게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해마다 생일이 돌아오면 너는 으레 선물이나 축복을 받았지. 축복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단다. 하지만 형무소에서 내가 무슨 선물을 해줄 수 있겠니? 나의 선물은 눈에 보이거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네루는 형무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딸에게 값진 선물을 보낸다. 직접 쓴 세계 역사 이야기였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 칭기즈칸의 몽고제국에 이르기까지 매우 방대한 역사를 편지에 서술한 것이다. 특정한 나라의 시대적 기록만 옮겨 적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딸에게 역사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정의해 주고,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지에 대한 해답을 명쾌하게 알려주었으며, 지도자가 따라야 할 도덕적 지침까지 세세히 일러주었다. 인디라가 바른 세계관과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갖추고 덕을 쌓아 훗날 국가 발전에 힘을 보태길 바라서였다.
“역사를 읽으며 옛날 세계 그리고 그 세계에서 활약하던 훌륭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인 일은 앞으로의 역사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것이란다.”
그가 투옥된 곳에는 수감자를 위한 도서관이 없었던 까닭에 참고할 만한 책이나 사료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다행히 네루는 예전부터 많은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요약해 놓은 노트를 여러 권 갖고 있었다. 그는 딸이 그리울 때마다, 조국의 앞날이 염려될 때마다 노트를 펼쳐 읽으며 편지를 썼다. 딸의 생일, 새해 첫날 등 특별한 날이든 그렇지 않은 날이든 구구절절 써내려간 편지를 읽다 보면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진다.
“이 편지들이 네게 재미있을지, 또는 네 호기심을 깨우게 될지 모르겠다. 실로 나는 네가 언제 이것을 받을지, 도대체 읽게나 될는지 알 도리가 없구나. 서로 가까이 있어야 할 텐데 이토록 멀리 떨어져 있다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네루는 편지가 딸에게 전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지식에 사랑을 담아 한 줄 한 줄 편지를 썼다. 그 편지를 읽으며 멀리서나마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고 지식과 덕을 쌓은 그의 딸 인디라 간디는 훗날 인도의 첫 번째 여성 총리가 되어 인도 발전에 기여한다.
하나님의 자녀들 또한 인디라와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66권은 하나님께서 자녀들에게 보내신 편지다. 장구한 세월, 수많은 선지자들을 통해 보내신 그 편지에는 우리를 향한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이 깃들어 있다. 더불어 믿고 지키면 구원받는 생명의 진리, 천국을 상속받을 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과 영적 교훈, ‘인류 구원’이라는 가치 있는 비전까지 무엇 하나 빠진 것이 없다.
이제 하나님의 편지에 우리가 답할 차례다. 아버지 어머니의 끝 모를 사랑과 선한 가르침을 받은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 딤후 3장 15~17절
- 참고
- 자와할랄 네루, 『세계사 편력1·2·3』, 곽복희·남궁원 공역, 일빛,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