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서 이루어진 복음 역사

페루 치클라요, 이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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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페루에도 봉쇄령이 내려지고 일상생활과 복음 활동에 제약이 생겼습니다. 그럼에도 복음의 물결은 막힘없이 흘러 페루 아마존 지역에까지 닿았습니다.

물꼬를 튼 분은 헤르만 형제님입니다. 아마존(‘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뿐 아니라 페루, 볼리비아 등지까지 걸쳐 있을 만큼 넓은 면적을 자랑합니다.) 카야마스 마을의 선생님인 형제님은 피우라주(州)에 있는 딸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코로나19로 인해 봉쇄령이 내려져 람바예케주(州) 치클라요에 사는 친척 집에 머물게 됐습니다. 마침 시온 식구인 친척에게 말씀을 듣고 큰 관심을 보이며 진리를 영접했지요. 형제님은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말씀을 흡수했고 함께 진리를 배워야 한다며 친척들을 대동해 한 시간을 걸어 시온에 오시기도 했습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봉쇄령이 길어지면서 치클라요에 두 달간 머물며 성경을 살핀 형제님은 순식간에 복음의 일꾼으로 자라났고, 7월 중순경 고향에 가서도 믿음을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형제님은 고향에 가자마자 부지런히 진리를 전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저희에게 연락해서 고향은 물론 인접한 지역 주민까지 수십 명이 침례 받기를 원한다는 소식을 전해와 깜짝 놀라게 했지요. 저희는 곧바로 방문 계획을 세우고, 진리를 영접하길 바라는 사람이 가장 많은 산타마리아에서 8월 초에 만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봉쇄령으로 아마존 지역에 버스마저 다니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저희는 우선 아버지 어머니께 기도드리며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모든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한 식구가 차량 봉사에 자원했고, 때마침 헤르만 형제님이 산타마리아보다 가까운 니에바에도 집이 있으니 그곳에서 저희를 기다리겠다고 다시 연락을 주었습니다. 니에바까지는 차로 12시간 거리였습니다. 저희는 통행증을 준비한 뒤 오전 8시에 치클라요를 출발했습니다.

아마존에 가까워지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차 뒤 칸에 실어놓은 짐들이 몽땅 비에 젖은 데다 숲길을 5시간 넘게 달렸지만 밤 9시가 되도록 우림 지대를 벗어나지 못해 슬슬 걱정이 됐습니다. 혹시나 길을 잘못 들었나 싶어 간혹 마주치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가던 길로 계속 가라고만 했습니다. 빗줄기는 점점 거세졌습니다. 아무래도 잠시 숨을 고르고 가야 할 듯했지만 오히려 운전하는 식구는 다음 날 아침에는 꼭 약속 장소에 도착해야 한다며 저희를 다독였습니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한 시간을 더 달려 니에바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놓을 겨를도 없이 새로운 문제가 터졌습니다. 이번엔 헤르만 형제님과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겁니다. 니에바 통신 사정이 문제였습니다. 여러 번 시도 끝에 다음 날 새벽 6시에 간신히 헤르만 형제님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형제님 집에는 구원을 바라는 스무 명 넘는 영혼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침례식을 거행하고 곧바로 말씀 공부가 이어졌습니다. 저희가 떠나면 이곳 식구들끼리 믿음을 지켜야 하기에 한 구절 한 구절 설명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전기 시설은 태양열 전등 하나뿐이라 식구들은 밤늦게까지 촛불 아래서 성경을 살폈습니다.

다음 날, 안식일 오전 예배 전에 두 명이 더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오전 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살피는 자리에는 헤르만 형제님의 딸도 참석했고 오후 예배 후에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말씀을 상고할 때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향한 식구들의 믿음이 커가는 것이 느껴져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녁 예배는 헤르만 형제님이 집전했습니다. 형제님 역시 진리를 받은 지 몇 달 되지 않은 새 식구지만 앞으로 이곳 식구들을 챙기며 예배를 이끌어야 했습니다. 의연하게 예배를 드리고 예배 후에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에 대한 사랑과 깨달음을 전하는 형제님은 어느새 늠름한 선지자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형제님은 진리를 영접하기 전에 진리를 찾아 이 교회 저 교회를 다녔고, 재림 예수님과 하늘 어머니에 관한 말씀을 듣는 순간 이 교회가 참 교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형제님의 사연을 들으며, 전 세계 곳곳에서 진리를 찾아 헤매고 있을 하늘 가족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모든 복음의 역사는 반드시 하나님의 뜻대로 흘러감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복음 전파가 어려울 것 같은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이미 계획하신 인류 구원을 실현하고 계십니다. 형제님을 인도해 주시고 아마존 지역에 복음을 전파하게 하신 것이 그 증거입니다.

전도 활동이 어렵다고 낙심하기보다 생명의 진리를 기다리는 하늘 가족을 생각하며 복음에 더욱 헌신하려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복음을 위해 애쓰는 하루하루를 살고 싶습니다.

저와 식구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준 형제님의 편지를 대신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진정 제 마음에는 감사가 넘칩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알기까지 구원을 바라며 많은 교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온갖 종교에 몸담은 긴 시간 동안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해 또다시 진리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오기 전에 다른 지역에 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를 인도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존재하신다는 말씀을 처음 들었을 때, 마치 한 줄기 빛이 제 영혼에 비췬 듯싶었습니다. ‘이곳에 진리가 있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고 말씀을 공부할 때마다 제 시야가 더 넓어짐을 느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그토록 갈망하던 진리의 길을 찾았고 지금 그 길에 서 있다는 것을요. 이 길은 성령 시대 구원자이신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유월절을 회복하셔서 열어주신 길이며, 오직 유월절로 하나님의 인을 받은 자들만 나아갈 수 있는 의의 길입니다.

아직 한참 더 배워야 하지만 아버지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하늘 유업을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압니다. 이제 저의 새로운 열망은 제가 들은 말씀을 다른 사람들도 듣고 구원으로 나아오도록 전도하는 것입니다. 오늘 니에바에 허락된 축복이 그 행보의 시작입니다.

고향에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요 14장 15절) 하셨으니 식구들과 계속해서 규례를 지키겠습니다. 고향에 말씀이 전해진 것도 기적이지만 곧 시온이 건설되는 더 큰 기적이 일어나리라 믿습니다. 더불어 여기서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복음은 땅끝까지 전해진다 하셨으니 원주민들이 사는 곳까지, 아마존의 다른 부족에게도 전해야 합니다.

하늘 어머니, 제가 깨달은 것처럼 그들도 진리의 길을 찾도록 해주소서. 어머니께서는 이 땅에 저희와 함께하시며 기도를 들어주시고 복을 주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