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중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 동산에 오르신다. 홀로 세 차례 기도를 마치시고, 피곤에 젖은 제자들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
“일어나라. 나를 파는 자가 가까이 왔다.”
말씀하실 때에 가룟 유다가 검과 몽치를 가진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나타난다.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보낸 군병들이다.
유다가 군병들과 미리 짠 군호에 따라 예수님께 입을 맞춘다.
“친구여, 네가 무엇을 하려고 왔는지 알고 있다. 그대로 행하라.”
예수님의 말씀이 끝나기가 무섭게 군병들이 예수님을 잡으려 한다. 그러자 제자 중 하나인 베드로가 검을 꺼내 대제사장의 종의 귀를 떨어뜨린다. 예수님께서 제자를 엄히 나무라신다.
“네 검을 도로 집에 꽂으라. 너는 내가 지금 내 아버지께 구하여 열두 영 더 되는 천사를 보내시게 할 수 없는 줄로 아느냐? 내가 만일 그렇게 하면 이런 일이 있으리라 한 성경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이어 군병들을 향해 말씀하신다.
“너희가 강도를 잡는 것같이 검과 몽치를 가지고 나를 잡으러 왔느냐? 내가 날마다 성전에 앉아 가르칠 때에는 내게 손도 대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된 것은 다 선지자들의 글을 이루려 함이다.”
‘영’은 로마 군대의 단위로, 예수님 당시의 한 영은 대략 6천 명의 군사를 가리킨다. 열두 영이라 하면 7만 명이 넘는 숫자다.
예수님께서는 당장이라도 수많은 천사들을 불러들여 대적들을 멸하게 하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신 이유는 ‘이런 일이 있으리라’ 한 성경 말씀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리스도께서 인생들의 죄를 대신해 고난을 받으시고 희생을 당하시는 것이 성경의 예언이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야 우리가 구원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서 당하시는 고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사 54장). 그 예언이 이루어지는 동안 하나님의 능력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의심하거나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모든 일은 ‘이런 일이 있으리라’ 한 성경대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