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몰아치는 한파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푸른빛을 자랑하는 나무. 그래서 ‘늘 푸른 나무’, ‘초목의 군자’, ‘독야청청(獨也靑靑)’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나무. 예로부터 절개와 기상의 상징으로 나무 중의 으뜸이라 손꼽히는 나무. 소나무입니다.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기 때문에 그 잎이 떨어지지 않고 한결같이 가지에 붙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소나무도 가을이면 누렇게 물든 낙엽들이 나무 아래에 한가득 떨어지곤 합니다. 그렇다면 낙엽이 지는데도 소나무가 늘 푸른 까닭은 무엇일까요?
소나무는 해마다 봄이 되면 새로운 잎이 나는데, 솔잎의 수명은 보통 2년입니다. 즉 2년에 한 번 잎갈이(묵은잎이 떨어지고 새잎이 나는 일)를 하는 셈이지요. 봄에 난 잎이 그해 겨울을 나고 이듬해 가을에 떨어질 즈음이면 이듬해 봄에 돋아난 새잎이 이미 싱싱하게 자라나 있습니다. 소나무가 항상 푸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새잎을 틔우고 묵은잎을 떨어뜨리는 일을 쉬지 않는 것. 변함이 없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 소나무의 시들지 않는 비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