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무겁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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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나가는 말은 ‘부담중량’을 감당해야 합니다. 부담중량이란 경주마가 달릴 때 짊어져야 하는 짐의 무게를 말하는데, 기수의 체중과 장구, 안장 및 안장 모포, 재킹(안장 밑에 까는 덮개) 등의 무게가 이에 포함됩니다.

부담중량을 결정하는 방식 중에는 말의 연령, 성별, 과거 성적, 경주 조건, 경주마 간 능력차 등을 평가·분석하여 중량을 차등 부과하는 ‘핸디캡 중량’이 있습니다. 말에 따라 중량을 달리하는 이유는 실력이 뛰어난 말의 독주를 막고, 경기에 나가는 모든 말에게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골고루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즉, 우승할 확률이 높은 말에게는 무거운 중량을, 그렇지 않은 말에게는 가벼운 중량을 부과하여 경주마들의 실력을 비슷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부담중량을 맞추기 위해 무거운 안장을 사용하거나 기수가 허리에 납주머니를 차기도 하는데, 출주 마필 간 중량의 차이가 큰 경우는 10킬로그램 이상이 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명마(名馬)일수록 괴로운 것이지요.

삶의 무게가 무겁다고 느껴질 땐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짐이 무거운 이유는 내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라고, 이겨낼 능력이 있는 거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