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하나가 빠져서 말의 편자가 망가졌네. 편자가 망가지는 바람에 말이 넘어졌네. 말이 넘어지자 말에 타고 있던 장군이 말에서 떨어졌네. 말에서 떨어진 장군이 부상을 당하자 군인들의 사기도 떨어져 그만 전투에서 패하고 말았네. 전투에서 패하는 바람에 왕국도 빼앗겼다네.’
위 영국 민요는 작은 못 하나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고 노래한다. 하찮은 못 하나가 어찌 거대한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을까.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나 작고 사소한 일이 연쇄적인 작용을 일으키면 결과적으로 큰일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니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하찮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작고 사소한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큰 손익이 달린 문제나 한순간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중요하게 여기지만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 대해서는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해 무심코 흘려보내곤 한다. 하지만 크고 중대한 일은 대부분 사소한 것에서 비롯된다. 넓은 바다도 작은 물줄기에서 시작되고, 울창한 숲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지 않던가.
지극히 평범한 일상도 어떻게 가꾸어나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비슷비슷한 삶을 사는데도 어떤 이는 행복하고, 어떤 이는 불행하다. 이는 사소한 차이가 빚어낸 결과다. 행복이 뭔가 크고 거창한 것보다도 실은 사소한 것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 사소한 것으로 행복이라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가벼운 대화가 가정의 화목을 좌우한다
한 아이가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집에 들어서자 친구는 엄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았고, 친구의 엄마는 사소한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자신은 엄마에게 준비물을 챙겨야 한다거나 문제집을 사야 한다는 등 필요한 말만 하는데, 친구가 엄마와 재미있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아이는 친구의 집이 무척 행복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아이의 눈에 친구의 집이 행복하게 비친 것은 친구와 그의 엄마가 나눈 가벼운 대화 때문이다. 소소한 대화는 가정의 화목을 좌우한다. 집에서 필요한 말만 하면 가정이 얼마나 삭막하고 가족 간에 서로 얼마나 데면데면하겠는가. 낮에 언짢은 일이 있어도 집에 돌아와 가족과 편안한 대화로 웃고 떠들고 나면 기분이 한결 좋아지곤 한다. 이것이 가벼운 대화가 가진, 무시 못할 힘이다.
가족 간에는 시시콜콜한 대화라도 결코 쓸데없지 않다. 알맹이가 없는 듯한 이야기라도 가족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속에서 은연중에 드러나는 자녀의 고민, 배우자의 진심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길도 저절로 열리게 된다. 평소 사소한 대화를 허물없이 나누는 가족이 큰 문제가 닥쳤을 때도 진지한 대화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사람은 어려운 일이 닥치면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는데, 가족 간에 평소 대화하는 훈련이 되어 있으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말수가 없는 편이라 가족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별것 아니라도 신문에서 본 기사 내용, 날씨, 점심 메뉴 등 사소한 것들을 소재로 하면 된다. 정 할 말이 없다면 이것저것 질문을 던져서 공통의 관심사를 찾거나 상대방의 관심사를 화제로 삼으면 이야기가 풍부해지고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가벼운 대화라고 해서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상대방이 관심 없어 하는 화제, 잔소리, 상대를 곤란하게 하는 질문, 건성으로 하는 대답, 질문해 놓고 귀 기울이지 않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
작은 것에 만족하면 행복지수 올라간다
살아가면서 큰 행운이 넝쿨째 굴러오는 경우는 드물다. 원하는 학교 혹은 회사의 시험에 합격했을 때도 그 순간의 기쁨과 행복은 크지만 그것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소득이 증가하면 할수록 행복도 그에 비례하여 증가할 것 같으나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기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행복은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커다란 행운이 아니라, 매일 발생하는 작은 친절이나 기쁨 속에 있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하루하루의 일상 속에서 작고 사소한 것에 기뻐하고 만족하고 감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남편이 퇴근길에 간식거리를 사 왔을 때 기뻐하며 고마워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우리 집은 언제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수 있을까’ 하고 푸념할 것이다.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아이가 만든 종이 카네이션에 기뻐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카네이션을 만들 시간에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라고 다그칠 것이다.
2016년 UN이 발표한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의 비결은 의외로 소박하다. 덴마크 사람들은 삶의 방식으로 ‘휘게(hygge)’를 추구한다. ‘편안함과 아늑함’을 뜻하는 휘게는 일상 속에서 따뜻한 마음과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가족과 저녁 식사 후 휴식을 취하는 것, 초를 켜고 좋은 책을 읽는 것, 사랑하는 동생과 함께 숲속을 걷는 것, 좋아하는 친구와 커피를 마시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 이처럼 작은 것에 만족하면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삶 전체가 행복해진다.
낮은 곳, 작은 것에 눈을 돌리고 귀를 기울여보자. 분명 미처 보지 못한 귀한 보석 같은 행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가정불화의 발단이 사소한 문제에 있는 경우가 많다. 역으로 하면 사소한 것으로 가정의 화목을 굳건히 세워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된다. 마치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처럼 말이다. 나비효과란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가설로, 작은 변화가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일, 가족에게 미소 지어주는 일, 가족의 전화를 상냥하게 받는 일, 작은 도움이라도 감사를 표현하는 일, 작은 선물을 건네는 일…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일이지만 이 작은 노력들이 행복이라는 꿈을 실현시켜 준다. 행복한 삶을 꿈꾼다면 나비의 날갯짓처럼 조금씩, 한 걸음씩,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자. 그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