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면 반드시 이루어지는 복음

한국 안산, 안종희

조회 15,082

“그 작은 자가 천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 때가 되면 나 여호와가 속히 이루리라”사 60장 22절

때가 되면 속히 이루어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 돌아보면 제 복음의 삶은 이 약속대로 이루어져왔습니다. 하나님께 간구하며 인내로 기다리는 사이 하나님의 은혜가 저 한 사람에서 가족으로, 생면부지의 사람에게까지 퍼져나갔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그때’가 되면서요.

일곱 살 때부터 여호와 하나님을 구원자로 믿는 교회에 다녔습니다. 영혼 문제나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부인했던 그곳의 가르침과는 반대로 성경에는 지옥에 관한 말씀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지옥이 실제 존재할까 봐 두려웠고, 내가 왜 이 땅에 태어났는지도 궁금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집에서 가까운 개신교 교회들을 찾아 다녀보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마음 한구석에 품어온 의문을 속 시원히 풀어주지 못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제게는 애초부터 겸손하게 배울 자세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집안에 목회 일을 하는 친척이 여럿인 데다 저 나름대로 신앙의 연륜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하나님의 교회 분들이 제게 진리 말씀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을 때 반갑기보다는 거부감부터 들었습니다. 자신들이 믿는 교리가 진리가 아니라고 하는 교회가 어디 있겠느냐는 식이었지요. 다소 무례한 제 태도에도 그분들은 친절하게 응대했습니다. 그 모습이 인상 깊어 만남이 계속 이어졌고, 어려울 것 같던 성경 공부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신앙관에 젖어, 진리를 인정하기는커녕 공부가 끝나면 혼자 성경책을 들춰가며 진리를 부인할 근거를 찾아보곤 했습니다. 그런 제 고집을 꺾은 것은 한 점도 의심할 여지없이 확실하게 증거된 영혼에 관한 말씀이었습니다. 우리의 본향은 하늘나라이고 예수님의 희생으로 본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씀을 듣는 순간, 지옥에 대한 두려움과 영혼 문제에 대한 궁금증이 싹 씻겨나갔습니다. 망설임 없이 그날 바로 하나님의 교회 성도가 되었습니다.

교회의 가르침이 다 믿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영혼의 이치가 분명하고 안식일, 유월절이 확실하니 이거라도 남편이 알았으면 했습니다. 식탁 등 남편 눈에 띌 만한 곳에 진리에 관한 내용이 담긴 책자를 두었지요. 얼마 후 같이 가보자고 조르는 제 성화에 못 이기는 척 시온에 나온 남편은 ‘순한 양’처럼 죄 사함의 예식에 참여했습니다. 알고 보니 남편은 그동안 제가 집에 둔 책자들을 정말로 한 장 한 장 읽어가며 어느 정도 진리 말씀을 알아봤던 것입니다.

제가 성경을 배우고 규례를 지키며 확실한 믿음을 갖춰가는 동안, 남편의 믿음 역시 하루하루 말씀을 상고하면서 나날이 성장했습니다. 세상의 안 좋은 습관을 서서히 버린 남편은 복음의 직무를 깨달은 뒤로 전도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남편은 재림 예수님에 대해 관심을 보이던 동료와 함께 지방 출장을 갈 때마다 틈틈이 진리를 전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진리를 영접한 동료분은 유월절을 지키고 나서 “진리를 알려주어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문자를 읽은 남편은 구원의 진리를 알려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답게 듬직한 복음의 일꾼으로 성장한 남편을 보며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남편이 진리를 깨닫고부터 저희 부부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이 시어머니였습니다. 항상 교회에 성경 공부하러 다닌다고 말할 정도로 하나님 말씀을 사모하던 분이라 아들이 참 하나님을 만났으니 당연히 아들 내외와 같은 신앙의 길을 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과는 달리 시어머니는 진리를 완강하게 거부했습니다.

남편은 “하늘 아버지께서 알려주신 진리는 상고하면 할수록 확실하니 모친도 언젠간 영접하실 거야”라며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솔로몬이 일천 번제로 기도의 응답을 받았다는 말씀을 들은 다음 날부터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새벽 기도 제단을 쌓으며 시어머니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기도뿐 아니라 시간이 나는 대로 시어머니를 찾아가 휴대폰으로 영상 설교를 보여드리며 말씀을 전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저도 시어머니를 자주 찾아뵈며 챙겨드리고, 교회 소식이 실린 신문을 드리거나 교회 행사에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대통령상도 받고 영국 여왕상을 수상한 교회가 어떻게 올바른 교회가 아니겠니?”

어느 날엔가 시어머니가 하신 말씀에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교회에 같이 다니자는 남편의 권유에 흔쾌히 알았다고 하시며 시온에 오셔서 새 생명의 축복을 받는 모습 또한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시어머니는 얼마 전부터 다니던 교회에 나가지 않고 있었고 저희가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면서 속내를 털어놓으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내내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기다림이 길었기에 감동도 더욱 컸겠지요.

제가 복음을 전하며 이렇게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는 사실 또한 기적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전도가 달갑지 않았습니다.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은 그렇다 쳐도 굳이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 때로는 싫은 소리까지 들어가며 말씀을 알려줄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진리를 영접하고도 이 마음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전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남의 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직장 일로 바쁜 걸음을 재촉하던 중에 문득 ‘전도를 이렇게 했더라면 지금쯤 많은 영적 축복을 쌓았을 텐데’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동시에 세상의 핍박과 조롱 속에서도 잃어버린 자녀를 찾는 일을 멈추지 않으시고, 자신을 낮추고 낮추시며 끝없는 사랑으로 섬겨주시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나 같은 죄인 살리시려고 모든 영광을 버리고 이 땅까지 오셨는데 내가 뭐라고….’

자책과 후회의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졌습니다. 참회하는 심정으로 복음의 일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자 놀랍게도 누구에게나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거리낌 없이 말씀을 전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영혼들이 하나님 품으로 나아왔습니다.

처음으로 하늘 어머니를 전했던 가게의 사장님은 다음 날 자신은 물론 두 아들, 친정 엄마까지 시온에 함께 와서 진리를 영접했습니다. 나중에 이분들이 많은 영혼을 인도해 옥천고앤컴연수원에서 상 받는 모습을 바라봤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집 근처에서 만났던 새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당시 새댁은 막 직장을 그만두고 어린 두 남매를 키우는, 살림과 육아에 서툰 초보 엄마였습니다. 힘든 시기를 보내던 새댁은 하늘 어머니의 사랑으로 많은 위로를 받고 하나님의 사랑을 나눠주는 복음의 일꾼으로 거듭났습니다. 게다가 자매님과 함께 전도를 나간 첫날, 첫 번째로 만난 영혼이 알곡 열매가 되는 축복까지 받았으니 이 모두가 전도자의 삶을 허락받지 않았다면 접해보지 못했을 소중한 체험입니다.

무엇보다 저희 온 가족이 하나님 안에서 축복된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습니다. 청소년기 대부분을 개신교에서 열심 내느라 진리 말씀을 듣고도 선뜻 시온으로 나오지 못했던 딸이 마음을 돌이키고 어느새 복음에 헌신하는 새벽이슬 청년으로 자라났으니까요.

돌아보면 감사한 일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제 자신조차 어찌할 수 없었던 저의 고집과 교만한 모습을 묵묵히 끌어안고 진리 안에서 새사람으로 거듭나게 해주셨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에 고민하고 주저하던 부족한 믿음을 스스로 깨우치기까지 기다려주셨습니다. 때가 되면 다 이루어주신다는 말씀은 그만큼 아버지 어머니께서 기다려주신다는 의미였음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거부하고 외면하는 이들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중 누가 천하보다 귀한 내 형제자매요, 어머니께서 그토록 찾고 찾으시는 한 영혼인지 모르니까요.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드러나게 해주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