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넘어 내려오는 긴 머리와 수염, 검은 선글라스에 청 점퍼를 입고 카우보이 부츠를 신은 자유분방한 모습. 진리를 깨닫기 전의 제 모습입니다. 머리와 수염은 당시 영화 촬영 때문에 기르고 다녔습니다. 영화배우로 일하며 적잖은 영화에 출연하고 한두 작품의 영화를 직접 만들기도 했던 저는 스스로의 재능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보다는 내 기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앙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성경에 대해 안다 하면서도 정작 성경을 읽으면 이해가 안 됐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잘 알려주지 않아도 목사를 하나님보다 더 믿으며 신앙을 이어갔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하고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동창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대화 도중 교회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친구가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로도 친구는 성경과 교회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습니다.
하루는 친구가 저를 만나러 오겠다고 하기에 제가 직접 가겠다 하고 친구가 있는 하나님의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깨끗하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공손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지만 내색하지 않고 시계를 보며 “15분밖에 시간이 없어”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때 어떤 분이 저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죄 사함을 받았느냐는 말에는 애써 웃음을 참았습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교회에 다닌 내가 죄 사함을 받지 않았다면 누가 죄 사함을 받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성경 공부를 하고 나니 몸에 힘이 쭉 빠지고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지만 말씀을 더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숨기려고 애쓰고 있는데 어머니 하나님을 알고 있는지 묻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 하나님이 계신다고요?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하나님은 오직 한 분이신데 그런 말을 하다니 두렵지 않습니까? 만약 계시다면 보여주세요!”
저는 불같이 화를 내며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나 성경에 분명히 증거된 어머니 하나님에 대한 말씀을 살피고 나니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문득 두려움이 일며 내가 엄청난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리 참 하나님을 영접하지 않으면 이렇게 뒤처져 있는 사이에 천국 문이 닫힐 것만 같았습니다.
교회를 소개하는 영상물을 보면서는 저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어머니’ 하고 외쳤습니다.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하늘 어머니의 품에 안기고 싶어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교만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 가슴 가득 차올랐습니다. 말씀을 더 살펴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돼 내일을 기약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날 밤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두려움과 함께 벅찬 기쁨에 휩싸이며 새벽을 맞았습니다. 다른 일은 제쳐두고 서둘러 하나님의 교회로 향했습니다. 그날 이 땅에 그리스도로 임하신 하늘 아버지에 관한 성경의 놀라운 예언을 살펴보고는 곧바로 엘로힘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참 하나님을 영접하고 나니 몸과 마음이 새로워지고 심장과 뼈, 골수 등 온몸에 하나님의 산 기운이 가득 채워지는 듯했습니다. 저의 모든 관심이 성경 말씀에 집중되었고 며칠 뒤에는 세 영혼을 시온으로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교만하고 죄 많은 이 자녀를 따뜻하게 품어주신 어머니께 감사드리며 진정한 평온을 누렸습니다.
진리의 가치를 알고 나니 예전에 같이 교회에 다녔던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아직 진리를 알지 못하는 그들을 모두 시온으로 인도할 작정으로 부지런히 말씀을 전했습니다. 모두 성경에 있는 내용이라서 진리를 듣기만 하면 다들 깨달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늘 가족이 된 사람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저를 비웃고 훼방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거짓이라고 하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를 구원하시려 이 땅에 오신 아버지 어머니께서 얼마나 많은 고난을 당하셨을지, 또 얼마나 저를 사랑하시는지 실감이 나 목이 메었습니다. 진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제 마음 문을 열어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드리면서도 진정한 하나님을 영접하지 못하는 그들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고난이 따르기도 했지만 진리를 전하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자녀로서 믿음을 확고히 세우고 담대히 말씀을 전하자 아버지 어머니께서 열매 축복을 넘치도록 부어주셨습니다.
감사하게도 인도된 영혼들 대부분이 복음 일꾼으로 자라나 받은바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신학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던 동료 배우도 하나님의 도우심 속에 진리를 영접하고 복음의 직무를 맡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부족한 제 입술을 열어 시온으로 인도한 식구들이 하우스처치를 운영하며 복을 받고, 성가로 아름다운 찬양을 올리고, 피아노 반주를 하며 은혜롭게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며 아버지 어머니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시온으로 인도되기까지 저를 매우 힘들게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제 아내입니다. 아내는 가끔 개신교 교회에 나가는 정도의 믿음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성경 말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만 하면 몹시 화를 냈습니다. 다행히 아들은 어린 나이에도 진리 말씀을 금세 깨닫고 저와 같이 아내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1년간의 기도 끝에 마침내 아내가 시온으로 나아왔습니다. 이후 아내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했던 까닭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다녔던 교회의 목사가 절대 남편의 말을 듣지 말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훼방에도 아내를 무사히 시온으로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거듭 감사드렸습니다. 지금은 아내도 믿음이 자라나 복음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가족 모두가 하나님의 일을 하게 되길 간절히 바라며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셔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늘 그렇듯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구하면 꼭 응답해주십니다. 진리를 영접하고 수년간 고향에도 복음이 전파되길 간구했는데 그 소망이 이루어졌습니다. 2014년 여름, 시온에서 전도 대회가 열리며 다른 지역에도 복음을 전하게 된 것입니다. 그때 처음으로 꾸려진 단기선교단에 합류했습니다. 선교단원들과 함께 2주 동안 쉼 없이 복음을 전하며 22명의 영혼을 새 생명의 축복으로 인도할 수 있었습니다. 첫 단기선교를 나서던 날, 봄눈이 많이 내려 버스가 산봉우리를 오르지 못했습니다. 결국 얇은 옷을 입은 채로 눈 내린 봉우리를 향해 3시간 동안 걸어 올라간 기억이 납니다. 이제 그곳에는 하우스처치가 세워져 있습니다. 하우스처치 운영을 맡고 있는 자매님은, 과거 개신교 하우스처치를 관리했던 분입니다. 자매님만 진리 말씀을 듣고 깨어난 것이 아니라 다섯 명의 딸들과 팔십이 넘은 노모까지 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이토록 크나큰 축복과 결실은 결코 제힘으로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저 이 귀한 소식을 어서 빨리 전해야겠다, 지체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아버지 어머니를 따랐을 뿐입니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에 흥미도 없고 잘하지도 못했던 제가, 살면서 그토록 힘써 노력해본 적이 없을 만큼 온 힘을 다해 말씀 공부를 하면서 몇 권의 노트를 가득 채운 것을 보면 얼마나 하나님의 진리를 기쁘게 받아들였는지 느껴집니다. 하나님 안에서 어린아이처럼 기뻐하고 누구에게든 전하라 하신 말씀에 순종하려는 중심을 보시고 아버지 어머니께서 많은 달란트로 격려해주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베풀어주신 사랑과 은혜를 가슴에 새기고 결코 자만하지 않는 가운데 믿음의 길을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배우를 하면서 크고 작은 기쁨을 누리고 대통령상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온에서 복음 사명을 이루며 하늘 상급을 쌓을 때의 기쁨에는 비할 수 없습니다. 제 생애 가장 큰 기쁨을 시온에서 누립니다.
하나님께서 최상의 상급인 영원한 생명을 제게 허락해주셨으니 온전히 변화 받아 천국에 이르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복음의 생애를 살아가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부족한 이 아들이 무한한 하늘 상급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