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에 게으른 아들이 있었다. 그는 성인이 되어도 일하지 않고 날마다 집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허비했다. 그 모습을 보며 속을 끓이던 부모는 아들을 저명한 현자에게 보냈다. 따뜻한 차를 내어주며 인자한 얼굴로 바라보는 현자에게, 아들이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삶의 이유가 무엇일까요? 왜 사는지 모르니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럼 자네, 지금 당장 죽을 수 있겠나?”
“네? 그렇다고 죽을 수는 없지요.”
“왜 죽지 못하겠다는 건가? 이유를 말해보게.”
아들은 골똘히 생각에 잠기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제가 죽으면 부모님이 무척 슬퍼하실 겁니다. 못난 아들인데도 걱정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데, 그런 부모님을 두고 어찌 세상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그럼 답은 나왔다네. 죽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살아야 하는 이유라네. 자네가 슬프게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위해 살게. 하루하루가 마지막 날인 것처럼, 언제 죽어도 후회 없을 만큼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