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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알게 된 행복

한국 부산, 김승혁

1416 읽음

내가 군에 입대할 때 부모님은 슬픈 기색 없이 나를 배웅해주셨다. 그 모습에 ‘우리 엄마 아빠는 안 슬퍼하셔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훈련소로 들어갔었다. 몇 주가 지나 훈련소 수료식을 하던 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달려와 안아주시는 부모님을 뵈었다. 나는 그제야 부모님이 입소식 때는 일부러 내색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로 내가 힘들어하면 부모님께서 많이 속상해하실 것을 알기에 힘든 훈련도 열심히 소화하며 군 생활에 적응해나갔다. 일주일에 적어도 4~5일은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면서 안부를 여쭈고 내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렸다.

시간이 흘러 첫 휴가를 신청했다. 휴가 소식을 전한 뒤로, 부모님은 전화를 드릴 때마다 “먹고 싶은 건 없어?”, “시간이 너무 안 간다”, “아들 빨리 보고 싶어” 하며 나보다 더 휴가 날을 손꼽아 기다리셨다.

드디어 돌아온 휴가 날. 조금이라도 빨리 부모님을 뵙고 싶었지만 강원도 화천에서 부산까지 거리는 꽤 멀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아빠는 바쁜 근무 시간 중에도 짬을 내 전화를 하셔서 조심히 오라며 나를 걱정해주셨다. 엄마는 “엄마가 데리러 갈까?”, “밥은 먹었어? 배 안 고파?”라고 물으시면서 머릿속에 온통 아들 생각뿐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셨다. 부모님께서 날 무척이나 기다리셨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3일이라는 휴가 기간은 너무 짧았다.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고, 어느새 복귀 날이 되었다. 엄마는 눈물을 삼키며 내가 탄 버스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드셨다.

부모님과의 행복한 시간을 에너지 삼아 나는 전보다 더욱 열심히 군 생활에 임했다. 그리고 3개월 뒤 두 번째 휴가가 다가왔다. 이제 어느 정도 군에 적응했고, 첫 휴가도 아닌지라 부모님의 반응도 전보다는 덜하겠지 했지만 부모님은 전과 다름없이 좋아하셨다. 빨리 보고 싶다는 말에, 자녀로서는 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금 깨달았다.

8일간의 휴가도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부모님은 부대로 복귀할 준비를 하는 나를 바라보며 진한 아쉬움을 표현하셨다. 나 역시 한동안 부모님을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부대로 가는 버스에 올라타기 전, 엄마는 나를 꼭 끌어안아주셨다.

자녀 앞에서는 강하지만 뒤에서 눈물을 훔치시며 한없이 약해지던 부모님의 모습, 아들의 전화를 어제 받고 오늘 또 받아도 반가워하시던 부모님의 목소리, 내가 돌아오는 날만 기다리며 아들이 뭘 하고 싶은지, 먹고 싶은 것은 없는지 고민하시는 부모님의 마음.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시는지 군대에 와서야 알았다.

더불어 하늘 부모님의 마음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됐다. 아들딸들이 하늘나라에 오면 뭘 먹고 싶을지, 무엇을 하고 싶을지 고민하시며 우리의 처소를 예비하고 계시는 하늘 아버지. 인자한 모습 뒤에 모든 고통을 감추시고 긴 세월 자녀들의 안위만을 생각하시는 하늘 어머니. 자녀들이 돌아올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하늘 부모님의 사랑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없을 것 같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하는 천국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 행복이 영원하다는 생각에 더욱 마음이 설렌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와 영원히 함께할 순간을 상상하며 나는 오늘도 천국 고향 가는 길로 한 발 더 내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