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한국 인천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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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학에 다니는 형제자매님들과 학교 주변 거리정화활동을 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비바람이 치는 궂은 날씨 때문에 다소 걱정스러웠지만 예정대로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거리에 떨어진 쓰레기는 물론 화단과 나무 사이에 숨겨진 쓰레기까지 빠짐없이 주우며, 매일 지나는 길이었는데 무심히 지나쳤던 것을 반성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바람은 강해졌습니다. 바지와 신발은 말할 것도 없고 바람에 우비 모자가 계속 벗겨져 머리까지 젖었습니다. 비에 젖은 쓰레기들은 땅에 달라붙어 집게로 줍기가 힘들었습니다. 저희는 우비 모자의 끈을 단단히 묶어 벗겨지지 않게 한 뒤, 집게 대신 손으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물기를 머금은 휴지와 광고지 등을 모으니 상당히 무거웠습니다. 팔은 아팠지만 활동을 마치고 깨끗해진 거리를 걸으면서 무척 뿌듯했습니다. 식구들의 모습에서 처음 모였을 때의 단정함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예쁜 미소는 여전했습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한 듯한 느낌, 또 느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