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할머니의 영향으로 가톨릭 아닌 다른 종교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에 다니는 언니와 형부가 제게 진리 말씀을 알려주었을 때도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구나’ 하는 정도였지 더 이상 알아볼 마음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딱 한 번 언니와 형부를 따라 하나님의 교회에 갔다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에게 사랑이 가득해 보였던 것입니다.
성경 공부를 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죄 사함의 비밀에 대해서 배웠는데, 살아오면서 ‘사람은 왜 이렇게 고통받고 살다가 결국 죽을 수밖에 없을까?’ 했던 의문에 답이 되고도 남았습니다.
그때까지 하나님을 믿는다고는 했지만 어려운 일이 닥치면 이내 믿음의 바닥을 드러내고, 삶을 허무하고도 힘든 여정으로만 바라보았습니다.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저만의 방식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믿어왔으니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엘로힘 하나님을 알고부터 인생을 보는 관점이 새로워졌습니다. 전에 없던 삶의 희망이 생기면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뭔가 인생이 완벽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방식대로 믿음의 길을 가리라 다짐하고 하늘 가족의 일원이 되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제 바람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로 인해 시온에 갈 수 없었습니다. 참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제 마음에는 생명의 말씀이 각인됐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이 땅에 거하시며 아들딸 대신 고통 당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희생이 더욱 마음 깊이 와 닿았습니다.
마침내 엘로힘 하나님의 자녀가 된 저는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보답하며 작은 기쁨이라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식구들을 따라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 사람들에게 말 한마디 건네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결국 일 년 가까이 별다른 결실이 없었습니다. 잠시 결실을 보기도 했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알려주신 것처럼 모난 성품을 버리고 변화받지 않으면, 힘들여 찾은 영혼도 믿음이 서기 전에 떠나버리곤 했습니다. 복음은 그토록 정직했습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나에게 있고, 거듭나지 않고는 결과가 좋을 리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연약한 제 중심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도와주실 것이다’라는 믿음을 심어주셨습니다.
그 믿음대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복음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더니 하나님께서는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여건과 상황이 나아진 것은 물론 그토록 기다리던 하늘 가족을 만난 것입니다.
늘 밝고 친절한 직장 동료는 “네가 다니는 교회에 나도 같이 가고 싶다”고 먼저 말을 걸어왔습니다. 기쁘면서도 약간 당황스러웠습니다. 동료에게 진리를 몇 번 전하기는 했지만 교회에 직접 초대한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방문한 동료는 시온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성경을 공부하는 것도요. 성경을 몇 차례 살피고 진리를 영접한 케일라 자매님은 신앙을 반대하는 가족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눈물짓기도 했지만 믿음을 꺾지 않았습니다.
자매님은 이내 아르메니아 사람인 남편을 시온으로 인도했습니다. 아르메니아인이 시온으로 인도된 것은 처음이라 무척 놀랍고 기뻤습니다. 남편에 이어 동생까지 하나님 품으로 이끈 자매님은 지금까지 열심히 복음의 사명을 받들고 있습니다.
제 삼촌이 진리를 영접할 때도 뜻밖의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삼촌은 과거에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개신교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그곳 목회자의 안 좋은 모습을 보고 몹시 실망해 교회를 거부한 채 혼자 하나님을 믿고 있었지요.
삼촌에게 우리 교회를 소개하고 싶었지만 삼촌이 워낙 강한 성격이라 선뜻 말을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삼촌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된다 해도 가족 중 맨 마지막일 것 같았습니다.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가족 가운데 가장 먼저 하늘 가족이 된 사촌이 바르게 변화된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은 삼촌은 진리를 궁금해하더니 성경 말씀을 살피고는 “모든 것이 성경에 증거되어 있다”며 누구보다 겸손하게 엘로힘 하나님을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듯 숙모와 사촌(삼촌의 막내아들)을 인도하고 직장 동료에게 복음을 전하며 열매의 축복을 연달아 받았습니다. 더불어 제 부모님이 성경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가족들에게 담대하고 자신 있게 말씀의 씨앗을 뿌리는 삼촌의 모습은 제게 많은 교훈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삼촌은 믿음을 굳게 지키며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충직하게 따르고 있습니다.
복음의 역사는 하나님께서 움직이십니다. 저는 그저 씨를 뿌린 뒤 물을 줄 따름입니다. 싹을 틔우고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가 깨닫기까지 묵묵히 기다려주시며 복음의 사명을 맡겨주셨습니다. 그 은혜를 생각하며 용기백배했습니다. 죄인이니까 더 희생하고 더 기도하고 더 열심히 하자, 한 영혼 한 영혼 더 많이 사랑하자, 스스로를 다잡기도 했습니다.
복음을 최우선으로 삼고 거듭나기 위해 애쓰며 뜨겁게 행진했던 지난 시간이, 앞으로 남은 생애 속에서도 계속되길 바랍니다. 오늘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사도 바울과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복음에 임하렵니다. 가족과 직장 동료 등 아직 진리를 영접하지 못한 영혼들에게 담대히 구원의 소식을 알려, 하나님께 받은 달란트의 30배, 60배, 100배에 달하는 결실로 보은하고 싶습니다.
사람으로서는 다 알 수 없는 사랑을 죄인에게 친히 나타내주신 하늘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어머니 닮은 새사람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품고서 복음의 사명을 끝까지 받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