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산 포도주가 생산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얼마일까요?’라고 물으면 으레 10년이라고 답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100년 이상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닙니다.
갓 발효된 와인은 효모와 탄산가스 등으로 인해 냄새가 좋지 않고 맛이 떫습니다. 일정 기간 참나무통에 담겨야 비로소 부드러운 맛과 풍미를 지닌 양질의 와인이 되지요. 이는 와인 제조에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인데, 통은 대체로 100년 이상 된 참나무로 만들어지기에 ‘10년산 포도주가 탄생하기까지 100년 이상 걸린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 와인이나 통에 넣는다고 고급 와인으로 변하는 건 아닙니다. 와인이 참나무를 만나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와인 자체의 품질도 훌륭해야 합니다. 즉, 와인 속에 좋은 쪽으로 변화될 수 있는 성질이 있어야만 제대로 숙성되지요.
우리를 둘러싼 환경, 알고 지내는 사람,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일들…. 무수한 삶의 조건들을 제공하는 이 지구는 어쩌면 우리를 위한 거대한 참나무통인지도 모릅니다. 변화를 향한 의지를 갖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잘 숙성된 와인처럼 언젠가는 부드럽고 향기 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