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영혼을 시온으로 인도하며 얻은 깨달음을 나누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비슷한 시기에 진리를 영접한 동생과 제가 하나님의 축복을 가장 먼저 나누고 싶었던 분은 바로 엄마입니다. 엄마는 수십 년째 개신교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있었기에 말씀을 전하기만 하면 즉시 깨달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동생과 제 신앙은 인정하지만 당신은 절대 교회를 옮길 생각이 없다며 입도 뻥긋 못 하게 했습니다. 그런다고 사랑하는 가족을 포기할 수 있나요? 엄마와 만날 때면 한 말씀이라도 전해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습니다. 저희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는 시간이 갈수록 마음의 문을 더욱 굳게 걸어 잠그고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애태운 시간이 14년. 저희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가 야속해서 울기도 참 많이 울었습니다.
안타까워만 할 뿐 어찌하지 못하던 중에 일이 생겨 부모님과 살림을 합치게 됐습니다. 병석에 계신 아버지를 홀로 간병하던 엄마의 수고가 가슴에 와닿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습니다. 엄마가 내색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엄마에 대한 서운함이 눈 녹듯 사라지고, 어떻게 해서든 위로해드리고픈 마음이 강해지던 그즈음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이 열렸습니다. 동생과 저는 엄마가 평소 간병하느라 엄두도 못 내던 외출도 하고 잠깐이나마 쉬기를 바라며 전시회에 함께 가기를 권했습니다. 사실 졸랐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고 했던가요? 엄마가 전시회에 가려고 집을 나서던 그날의 풍경은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습니다. 그뿐 아니라 전시회 관람만 하겠다던 엄마가 시온 식구들과 담소도 나누고 성경 말씀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하나님 자녀가 되는 축복까지 받았습니다. 엄마와 동행했던 동생의 말을 빌리자면 진짜 우리 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하나님 말씀을 곧바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하나님께로 나아온 엄마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내가 엄마를 원망하거나 엄마에게 서운해하기만 했다면 엄마가 마음을 열었을까?’
분명 아니었겠지요. 엄마의 사정을 살피기보다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섭섭해만 했던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이제는 엄마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려 합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섬기면서 믿음의 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두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몇 해 전 제가 잠시 일하던 빵 가게 사장님입니다. 직원들을 늘 자상하게 챙겨주는 사장님이 고마웠던 저는 당시 인근 교회에서 열린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에 사장님을 초대했습니다. 흔쾌히 초대에 응한 사장님은 전시회 내용에 한 번, 하나님의 교회가 전 세계에 세워졌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날 이후 사장님은 교회 소식이나 진리에 관심을 보였지만 어려서부터 지켜온 유교적 생활방식을 버릴 수 없다며 교회에 오는 것은 꺼려했습니다. 그사이 제가 건강상의 문제로 가게를 그만두면서 더 이상 사장님을 뵐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웠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사장님과의 인연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건강이 회복되어 다시 일자리를 찾던 중 그 빵 가게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곳에서 다시 일하게 된다면 분명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 같아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사장님은 무척 반가워하시며 다시 일하러 오라고 했습니다.
그동안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는 사장님은 지난 2년간 있었던 일들을 담담히 풀어놓았습니다. 인생이 허무하다며 죽음 이후의 삶은 어떤지 묻기도 했고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 품에서 진정한 위로를 받기를 소원하며 차근차근 성경 말씀을 알려드렸습니다. 예전보다 더 신중하게 말씀을 살핀 사장님은 몇 달 후 진리를 영접했습니다. 이후 하나님 말씀이라면 무엇이든 지키려 애쓰고, 매 예배를 정성스럽게 드렸습니다. 그사이 믿음을 키운 사장님은 집안의 유교적 관습도 모두 정리했습니다. 하나님께 매일매일 감사만 돌려도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장님에게 요즘 한 가지 소원이 생겼습니다. 자녀들을 진리로 인도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니 반드시 된다고 믿고 열심히 간구한다면 사장님의 소원도 분명 이루어주시리라 믿습니다.
함께 구원받길 오랫동안 바랐던 두 영혼이 연이어 하나님께 나아온 역사를 보면서 저도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무작정 내 바람과 욕심을 앞세우기보다 상대의 영혼을 긍휼히 여기고 그 입장과 생각을 헤아리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닫힌 마음이 열리고 얼어붙은 마음도 녹는다는 것을요.
더딘 것 같아도 결코 늦지 않고, 놓친 것 같아도 결국에는 붙들어주시는 하나님께서 오늘은 어떤 감동의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하며 감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