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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5일

듣지 못해 믿지 못하는 영혼이 없도록

한국 인천, 이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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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하나님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아니요.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아무도 성경을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말씀을 배우고 싶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하늘 어머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차를 타고 3시간쯤 달려 구불구불 산길까지 지나면 나오는 라구나주의 주도 산타크루스. 그곳에는 말씀에 귀 기울이는 이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70억 인류 전도 운동에 힘을 보태고자 의기투합해 필리핀으로 날아온 저희 7명은 이곳에서 7박 8일간 마음껏 복음을 전할 기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몇 번이고 감사 기도를 드렸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필리핀어는커녕 영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주눅이 들어서인지 생각처럼 입이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에게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그저 미소 띤 얼굴로 현지 식구들 옆에 서 있을 뿐이었지요. 저희를 도와주기 위해 케손시티에서 달려온 현지 식구들이 짙은 매연 속에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물처럼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아가며 열심히 말씀을 전했습니다.

첫날 일정을 마치고 아쉬움을 곱씹으며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두려움을 떨치고 부족한 언어 실력으로라도 말씀을 전할지 고민하던 중에 문득 한국에서 들은 설교가 떠올랐습니다.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야곱처럼, 한나처럼 하나님께 축복을 간구해보십시오.”

환도뼈가 어긋나는 아픔을 참으며 하나님과 씨름해 결국 축복을 받은 야곱, 아들 사무엘을 잉태하기까지 통곡하며 기도했던 한나. 무언가 이루기 위해서는 하늘마저 감동시킬 만한 간절함과 끝없는 기도가 필요한데 저는 현지 식구들만 의존하려 했지 하나님께 진심을 다해 의뢰하지는 못했습니다. 제 모습을 반성하며 그날 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한 영혼에게 한마디라도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요.

기도의 힘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이튿날부터 신기하게도 입이 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얼굴 표정과 몸짓을 다 동원해 말하는 갓난아이 수준이었지만 전날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습니다. 제 언어 실력과 관계없이 사람들은 성경에 기록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한국에서 날아왔다는 말에 가던 길을 멈추었습니다. 등교하기 전 잠깐 말씀을 살피고 하교 후에 찾아와 새 생명의 약속을 받은 대학생, 진리를 영접하고 채 한 시간도 안 돼 직장 동료를 인도한 형제님, 하늘 어머니의 진리를 듣고 “퍼펙트!” 하고 엄지를 치켜들며 어머니의 자녀로 거듭난 자매님, 퇴근 후 저녁 10시가 넘어 하우스처치에 와서 말씀을 살피고는 ‘밤 그 시에 침례를 받은 간수’(행 16장 29 ~ 33절)처럼 새 생명의 약속을 받은 형제님. “생명수를 받으러 오라”하시는 성령과 신부의 음성을 듣고 기다렸다는 듯 하나님의 품에 안겨오는 하늘 이산가족들을 보면서 진리는 어디서나 통한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그 외에도 말씀을 살피러 오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하우스처치의 테이블과 의자가 부족해 급하게 개수를 늘렸는데 나중에는 그마저도 모자라서 계단에 앉아 공부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대망의 안식일에는 성전이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찼습니다. 자리가 좁아 불편할 텐데도 다들 싱글벙글이었습니다. 새 식구들은 참 하나님 안에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릴 수 있음에 뿌듯해하고, 지금껏 남모르는 수고로 하우스처치를 꾸려온 식구들은 이렇게 많은 인원이 동시에 예배를 지킨 것은 처음이라며 더없이 기뻐했습니다.

“한국에서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요” 하는 인사를 산타크루스에 있는 내내 받았지만 오히려 더 고마운 사람은 저희였습니다. 현지 시온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려고 왔는데 정작 저희가 더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식구들은 봉사면 봉사, 배려면 배려, 전도면 전도, 뭐든 열심이었습니다. 종일 말씀을 전하느라 피곤할 텐데도 전도를 마치고 돌아오면 식구들 식사를 준비하러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고,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든든한 간식까지 챙겨주었습니다. 날마다 이어지는 무더위에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덥지 않은 천국에 우리 꼭 함께 가요”라며 형제자매를 격려했고, 서로를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해주고 싶어 항상 두 눈에 불을 켜고 주위를 살폈습니다. 덤벙대는 저를 위해 부채며 우산을 챙겨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복음을 전할 때는 또 얼마나 굳세고 담대한지요.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진리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열정을 다해 말씀을 전해주었습니다. 제가 늘 마음속에 그려왔던 100퍼센트의 헌신을 식구들은 행동으로 실현하고 있었습니다.

식구들과 함께 쉼 없는 시간을 보내면서 아버지 어머니의 가없는 희생과 애끊는 심정도 만분지일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비포장 길을 걷는데 발이 너무 아픈 겁니다.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발이 아파서가 아니었습니다. 고된 석수 일을 하며 전도하셨던 아버지는 얼마나 힘들고 아프셨을지, 자녀들 먹이려고 수십 킬로나 되는 감자 포대를 이고 몇 리 길을 걸으셨던 어머니는 얼마나 고생스러우셨을지, 이제야 가슴으로 헤아려보는 제가 너무 부끄럽고 하나님께 죄송해서였습니다. 정말이지 필리핀에서 하늘 가족을 찾으며 보낸 7박 8일은 매 분초가 깨달음의 기회, 회개의 기회, 축복의 기회, 제게 필요했던 많은 것을 배우고 얻고 채울 기회였습니다.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하셨잖아. 과연 나도 그럴까?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데.’ 예전에는 나약한 생각에 움츠러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고난과 희생도 마다하지 않으신 하나님께서 동행하시기에, 아버지 어머니를 닮은 형제자매가 전 세계에서 함께하기에 더 이상 불가능이 없음을 확신합니다.

벌써 현지 식구들이 그립습니다. “천국에서 꼭 다시 만나요” 했던 식구들과의 약속, 꼭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그러려면 저부터 노력해야겠지요. 산타크루스에서, 하루가 저물 때마다 퉁퉁 부은 다리를 주무르며 생각했습니다. 하늘 부모님의 희생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면, 온 세상에 있는 하늘 가족을 다 찾을 수만 있다면 매일매일 다리가 아파도 괜찮다고요.

그렇게 복음에 헌신하는 새벽이슬 청년이 되라고 기회의 땅 필리핀에 다녀오게 해주셨을 줄 압니다. 천방지축 철모르는 저에게 복음의 사명을 맡겨주시고 그 직무를 감당할 수 있도록 변화와 성장의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제 영혼을 다독여주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며 주어진 위치에서 복음에 힘과 뜻을 다하겠습니다. 온 세상에 복음이 전파되어, 듣지 못해 엘로힘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영혼이 한 명도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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