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뭐야?”
6년 전, 쌍둥이 동생이 제 머리 수건을 보고 물었습니다. 이제 막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던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 성경 속 진리와 하나님의 교회를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진리가 낯설었던 동생은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를 접하고 제 신앙을 반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동생의 말만 듣고 오해한 엄마도 펄쩍 뛰었습니다.
수년 동안 가족들의 시선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천국 축복의 가치를 깨달을수록 우리 가족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고, 부모님과 아이들이 단란하게 성전에 앉아 예배드리는 모습을 볼 때면 엄마와 동생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습니다. 성경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고사하고, 가족들의 따가운 시선에 예배드리러 가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기도드렸습니다. “우리 가족도 진리를 깨닫게 해주세요”라고요. 사랑하는 가족을 인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 순간순간을 믿음 연단의 과정이라 생각하면 힘이 불끈 솟고 마음도 간절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 동생은 어느덧 결혼하고, 조카도 태어났습니다. 아이 엄마가 된 동생은 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성경 말씀을 조심스레 알려주면 진지하게 들어주기도 하고, “오늘은 발표하러 안 와?” 하며 먼저 묻기도 했습니다. 조금씩 마음 문을 여는 동생을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에 초대했습니다. 동생은 전시회를 관람하며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관람이 거의 끝날 때쯤, 하늘 가족과 유월절에 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동생은 제 말에 귀 기울였고, 그동안 틈틈이 들은 성경 말씀도 곧잘 기억해냈습니다.
그날, 같이 저녁 식사를 하며 동생에게 제 진심을 말했습니다.
“나는 가족과 함께 구원받고 싶어, 꼭.”
가만히 듣던 동생이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사실 나도 관람하는 내내 많이 고민했어. 조금만 더 생각해볼게.”
밥을 먹는 동안 하나님께 얼마나 간절히 기도드렸는지 모릅니다.
식사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 길치인 저를 대신해 동생이 앞장섰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곳은 지하철역도, 집도 아닌 시온이었지요. 동생은 고민을 끝내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애타게, 오래도록 기다려온 순간을 마주하며 기쁨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동생을 ‘자매님’이라고 불러봤습니다. 동생은 “왜요, 자매님?” 하며 웃더니 평소 표현이 서툰데도 그날만큼은 “오늘 고마웠다” 하고 속마음을 전했습니다.
동생의 믿음이 아버지 어머니 사랑 아래 무럭무럭 성장하길 날마다 기도하며 부지런히 말씀의 양식을 먹여줄 것입니다. 제부와 조카 그리고 사랑하는 부모님도 하나님 품에 안길 날이 머지않았으리라 믿습니다. 가족 모두에게 “오늘 안식일이에요. 어서 예배드리러 가요!”라고 말하는 날이 벌써 눈앞에 온 듯 가슴이 뜁니다. 그 소망이 현실이 되기까지 쉬지 않고 기도하며 힘을 다해 복음 사명을 이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