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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선교지에서 만난 직장 동료

필리핀 만달루용 / 김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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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을 때, 필리핀 케손시티의 바타산힐스라는 지역으로 단기선교를 갔습니다. 출국 전 저희가 갈 시온 위치를 확인하다 깜짝 놀랐습니다. 시온이 제가 다니는 회사의 케손시티 지사와 매우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재작년에 두 달간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던 터라 낯설지 않은 장소였습니다. 그곳에서 대표님이나 직장 동료를 만나면 좋겠다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출국했습니다.

지명에 ‘고개[hill, 힐]’가 들어가는 만큼, 바타산힐스는 언덕이 많았습니다. 가파른 언덕을 몇 번이고 오르내리면서, 산골 마을 구석구석에 찾아가 새 언약 유월절을 전파하신 하늘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아버지 희생의 길을 떠올리며 힘을 내 아버지께서 애타게 기다리시는 하늘 가족을 찾아야겠다는 열의가 불탔습니다. 한편으론 직장 동료를 마주쳐 진리를 전하는 기적 같은 일도 일어나길 바라며 틈날 때마다 기도를 드렸습니다.

선교 5일차, 일정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한 편의점이 눈에 띄어 잠깐 들렀습니다. 저희 회사 지사가 운영하는 편의점과 똑같은 콘셉트라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몇 장 찍곤 뒤를 돌았습니다. 그런데 익숙한 얼굴이 멋쩍게 웃으며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필리핀 출장에서 만났던 동료, 니카였습니다.

니카는 저희 지사 편의점의 직원이었습니다. 야무진 모습이 인상 깊고, 제 또래라 친해지고 싶었지만 서로 직무가 달라 함께 시간을 보낼 일이 없었습니다. 결국 간단한 대화와 교회 소개 정도만 하고 헤어졌었는데 바타산힐스에서 다시 만나다니, 놀라웠습니다. 바로 달려가 인사하고 근무가 끝나면 만나기로 했습니다.

다시 만난 니카를 편의점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시온으로 초대했습니다. 니카는 재림 그리스도 안상홍님에 관한 성경의 예언과 성취를 확인하고 그날 밤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습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편의점에 들른 그 시간에 니카 자매님이 일하고 있던 것, 편의점과 교회 위치가 매우 가까웠던 것 모두 하나님께서 니카 자매님을 구원으로 인도하시기 위해 예비하신 일이라 믿습니다.

단기선교를 통해, 무엇이든 간절히 바라면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신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직장에서 밝은 미소와 선한 행실을 생활화해야 하는 이유도 확실히 알았습니다. 만약 파견 근무 내내 우중충한 얼굴과 생기 없는 모습으로 직원들을 대했다면, 니카 자매님을 우연히 마주쳤을 때 진리를 전하기는커녕 어색한 분위기에 피하느라 바빴을 테지요. 직장에 있는 형제자매를 찾기 위해서라도 먼저 아름다운 성품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제게 직장 선지자로서 전 세계에 흩어진 하늘 가족을 찾는 비전을 허락하신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니카 자매님 역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선지자로 성장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