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동행하며

한국 통영, 도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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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름을 일본 후쿠오카에서 보내고 이듬해 1월, 또다시 일본 요코하마에서 한 달간 해외선교에 참여했습니다. 출국 전, 같은 일본이지만 요코하마에서는 어떤 새로운 복음의 역사가 펼쳐질까 싶어 설렜습니다. 하지만 요코하마에 도착해서 느낀 분위기는 기대와 전혀 달랐습니다.

요코하마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인데도 진리를 찾는 영혼은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단순히 인사만 해도 손사래를 치거나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지나치기 일쑤였습니다.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녀도 결실은 없었습니다. 한 영혼에게라도 더 구원의 소식을 전해주시려 피조물들에게 대접받기는커녕 무시를 당해도 자녀 찾는 걸음을 멈추지 않으셨던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참 많이 나더군요. 그래서 기운이 빠지려다가도 어느 틈엔가 다시 채워지고는 했습니다.

함께하는 식구들과 서로 힘내자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격려해주는 동안 어느새 요코하마 시온에도 귀한 영혼들이 하나둘 들어왔습니다. 진리를 영접하고 나서 하나님의 규례를 지키기 위해 회사가 끝나자마자 교회까지 헐레벌떡 달려오는 앙게르마 자매님, 길을 가던 자신에게 먼저 말을 걸어줘서 진리를 듣게 되었다며 고맙다는 기타다 형제님, 지난 11월에 새 생명의 축복을 받고 진리를 온전히 깨달은 뒤로 “억만금을 준다 해도 안식일의 축복과 바꾸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유야 형제님 등 하나님께서는 순수한 영혼들로 시온을 채워주셨습니다.

한없이 예쁘기만 한 식구들을 바라보노라면 점점 끝이 보이는 선교 일정이 아쉬웠습니다. 식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많고, 알려주고 싶은 것도 많은데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습니다. 자녀들을 두고 먼 길을 떠나셔야 했던 아버지의 마음도 그러하셨겠지요. 요코하마는 여러모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해주는 곳이었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일본은 한국과 가까이 있어 해외선교 지역으로 크게 생각지 못했던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두 번의 선교 경험을 통해 느낀 바로는 가까이 있는 만큼 하나님께서 더욱더 환하게 복음의 빛을 밝혀주고 계시는 듯했습니다. 이제는 일본도 복음의 빛으로 꽃을 피우고 자라나 풍성한 열매를 결실할 날만 남았습니다. 어서 속히 일본 곳곳에 시온이 건설되어 알곡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더불어, 앞으로 언제까지나 복음으로 아버지 어머니와 동행하리라 다짐해봅니다. 외로울 수도 있고 나를 희생해야 할 일도 있겠지만 아버지 어머니께서 앞서 걸어가신 길이기에 감사와 기쁨으로 따르렵니다. 가슴 벅찬 복음의 새 역사를 일본에서 목도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99퍼센트가 아닌 100퍼센트 믿음으로 복음에 헌신하는 딸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