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여름휴가를 뜻깊게 보낼 수 있을까?’
2017년, 소속 당회는 다 다르지만 IWBA 교육에 함께 참여해온 저희는 일 년에 단 한 번뿐인 휴가에 특별한 경험을 쌓고 싶다는 공통된 소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잠시나마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나라로 날아가 영육 간에 견문을 넓히고, 선한 행실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로 계획한 겁니다. 열흘간 체류할 목적지는 미국 중서부 유타주의 주도 솔트레이크시티. ‘소금 호수의 도시’라는 의미를 가진 이곳에서 세상을 정화하는 ‘소금’의 역할을 해낼 수 있길 기도했습니다.
도착 첫날부터 현지 시온 식구들의 안내를 따라 이곳저곳 방문하면서 생소한 미국 문화를 체험하고 현지인들에게 확실한 성경의 진리도 소개하며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봉사활동의 기회까지 찾아왔습니다. 공공 기관에서 혼자 사시는 어르신 집의 페인트칠 봉사를 주선해준 것이었습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 뜻밖에도 기관에서는 저희의 아침 식사까지 준비해주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의 열성적인 봉사활동이 어느 정도 알려져 이제는 주변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준다는 말에 내심 뿌듯했습니다.
든든하게 밥을 먹고 힘차게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어르신의 집은 지은 지 오래되어 낡았고 정원도 관리되지 않아 무성한 덤불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먼저 집을 한 바퀴 둘러본 후, 현지 식구들과 빛바래고 군데군데 벗겨진 페인트를 말끔히 긁어냈습니다. 이어 천장 가까이 높은 부분을 새 페인트로 칠하고 나서 롤러와 붓으로 낮은 쪽을 꼼꼼히 칠했습니다.




맡은 일은 제각각이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뙤약볕 아래 다들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누구 하나 찡그리지 않고 웃으며 일했습니다. 단순히 타인을 돕는 차원이 아니라, 귀한 손님을 맞이하기 전에 집을 청소하듯 얼굴과 몸짓에는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형제자매님들의 미소 띤 얼굴은 천사를 닮았고, 땀방울은 보석처럼 빛났습니다.

시간은 순식간에 흘렀습니다. 집 주변까지 말끔히 치우고 뒷정리를 하는데 집주인 어르신이 부축을 받아 나오셨습니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단 몇 시간 만에 완전히 새롭게 변한 집을 보고 매우 감동하신 듯, 어르신은 저희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마주치며 꼭 안아주셨습니다. 기관 관계자들도 “정말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나중에는 저희에게 감사패까지 주며 거듭 감사 인사를 건넸습니다. 과분한 칭찬과 대접에 오히려 저희가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습니다. 현지인들과 말도 잘 통하지 않고 페인트칠을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어서 오히려 폐만 끼치는 것은 아닐까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진심은 어디서나 통하는 법이라 열정과 힘을 모은다면 얼마든지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보낸 열흘의 시간, 그중에서도 봉사활동은 저희에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것을 여실히 일깨워주었습니다. 타인을 돕는 봉사는 내 영혼까지 풍요롭게 해준다는 사실도요.
짧은 시간이나마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노력과 정성을 들이고 깊은 감동과 깨달음까지 얻은 그해 여름 휴가는 정말이지 생애 최고의 휴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