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와 에베소, 마게도냐에 이어 헬라, 드로아, 앗소, 미둘레네를 거쳐 밀레도에 이른 바울. 여러 지역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사이 바울은 곳곳에서 만나는 훼방자들에게 숱한 위협과 핍박을 당했다.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이제 긴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예루살렘에서는 또 얼마나 많은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다.
에베소에서 온 장로들에게 바울이 말한다.
“결박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성령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당부를 마치고 바울은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다. 성도들이 크게 울며 바울을 배웅한다.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고,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하루를 꼬박 바다에서 표류하고, 노동과 고역에 시달리고, 수없는 밤을 뜬눈으로 새우고, 헐벗고, 주리고, 목마르고… 바울에게 복음은 곧 고난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다. 고통이 따르는 그 길의 끝에 영원한 천국의 축복과 의의 면류관이 기다리고 있음을 확고하게 믿었기 때문이다(고후 11장 23~28절, 딤후 4장 7~8절).
우리가 걷는 복음 길은 2천 년 전 사도 바울이, 그에 앞서 예수님께서 먼저 걸으신 길이다. 힘들고 괴로운 순간도 있을 테지만 잊지 말자. 잠시 잠깐의 시련을 이겨내며 맡겨진 사명을 완수하고 나면 영원한 천국이 눈앞에 펼쳐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