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상 속, 크고 작은 깨달음을 나눠요.
들어주소서
성품이 온화하고 한없이 여릴 것만 같은 이웃에게 어린 딸이 하나 있는데 아이도 엄마를 닮아 그런지 얌전하고 순하다. 낯도 안 가리고 혼자서 잘 노는 모습을 볼 때면 “아이고, 착하고 예쁘네”라는 칭찬이 진심에서 우러나고는 한다. 이렇게 얌전한 아이라면 데려다 키울 수 있겠다고…
한국 군포, 임지민
부모님의 관심사
저는 러시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자주 찾아뵙기가 어려워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제 사진을 찍어 보내는 것으로 근황을 전해드리고는 합니다. 지난겨울, 처음으로 우박이 내린 날이었습니다. 끊임없이 떨어지는 우박이 신기해서 손으로 우박을 받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전송했습니다. 사진을 본 부모님은 거기는 벌써 우박이…
러시아 첼랴빈스크, 강요나
악은 모든 모양이라도 버리고
수개월 동안 몸이 아팠습니다. 약국에서 여러 종류의 약을 사다가 할 수 있는 약물 치료는 다 해보았지만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민간요법도 시도했는데 나아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 지경까지 이르러서야 일하면서 알고 지내던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녀는 저와 상담을 진행한 후 일주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호이전
이삭과 같은 자녀
‘웃음이 보약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처럼 웃으면 좋은 일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잘 웃지 않는다. 물질만능주의,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에서 웃을 일은 점점 줄어드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일생에 가장 많이 웃는 시기는 이런…
한국 대전, 조문경
엄마의 반쪽짜리 기억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어느 늦은 밤, 갑자기 아랫배가 심하게 아렸습니다. 단순한 체증으로만 생각했는데, 엄마는 증세가 심상치 않다며 저를 응급실에 데리고 갔습니다. 엄마의 예감대로 진단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며칠만 늦었어도 복막염으로 번질 만큼 맹장이 부풀어…
한국 서울, 박수빈
진정한 영웅
미국에서는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 안내자들을 영웅으로 평가합니다. 그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노예 해방을 위해 생명의 위험을 감수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1600년대부터 1865년까지 미국에서 흑인 노예 제도는 합법이었습니다. 1800년대에 미국 북부에서는 노예제도가 금지되었지만 남부에서는 여전히 합법이었습니다. 이 시기에 많은 노예들이 자유롭게…
미국 코네티컷, 칼리
아빠의 사랑
어렸을 때 어른이 되면 절대로 사업가는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빠 때문이었다. 사업을 하셨던 아빠는 너무 바빠서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출장이 잦았고, 출장이 없는 날에도 거래처 사람들과의 식사 약속이 잡혀 있어서 온 가족이 모여 밥을 먹었던 기억이 별로 없다. 어쩌다 집에…
싱가포르, 웨이웨이
사랑의 기억
어린 시절, 막내인 저는 항상 엄마의 심부름을 도맡았습니다. 시장에서 사 와야 할 품목을 엄마가 종이에 적어주시면 종이를 쥐고 집 근처에 있었던 시장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아주머니가 팔려고 내다놓은 귀여운 강아지들을 발견했습니다. 조그만 상자 안에 담긴 서너…
한국 부산, 류미경
싱고니움이 되살아난 이유
몇 해 전, 식물을 키우고 싶어서 화분 가게에 들렀습니다. 정성 들여 키울 자신은 없었기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라는 식물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가게 아주머니가 ‘싱고니움’을 권했습니다. 녹색 바탕에 은백색 무늬를 품은 싱고니움의 싱그러운 잎을 보니 기분도 상쾌해지고, 게을러야 잘…
한국 서울, 정은정
관심으로 되살아난 산세비에리아
텔레비전에 식물을 잘 키우는 한 아이가 나왔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던 저를 집중하게 한 것은 식물을 대하는 아이의 태도였습니다. 아이는 밖에 버려진 죽은 식물을 살리려고 집에 가져오기도 하는 등 식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습니다. 식물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듯 말을…
한국 부산, 유승희
경건에 이르는 연습
나는 꽤 공격적인 사람이었다. 마음먹은 일이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으면 금방 답답해하고, 조금이라도 수틀린다 싶을 때는 앞뒤 가리지 않고 들이받기 일쑤였다. 그 탓에 주변 사람들을 무안하게 만든 에피소드는 일일이 손꼽지도 못할 정도다. 학창 시절, 시온에서 동네 인근의 산으로 환경정화활동을 하러…
한국 서울, 유우승
내 죄로 팔아버린 형제
창세기에서 시기심 때문에 동생 요셉을 미디안 사람에게 노예로 팔아버린 야곱의 아들들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죄를 지은 그들이 안타깝습니다. “···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없어졌거늘 베냐민을 또 빼앗아 가고자 하니 이는 다 나를 해롭게…
호주 케언스, 김민주
아비 그리운 때 보아라
학교 과제를 하다가 ‘필사본’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해 책이 귀했던 조선시대에는 책을 손으로 베껴 쓰는 필사가 빈번했습니다. 이렇게 필사로 만들어진 책이 ‘필사본’입니다. 필사는 필사를 직업으로 하는 이들이 주로 했지만, 가족 단위 특히 자녀를 둔 부모와 조부모들에의해 행해지는 경우도…
한국 서울, 이선미
어머니의 빨래
저는 학업상 집을 떠나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갈 때면 밀린 세탁물을 들고 갑니다. 집에서 몇 시간 머무는 동안 빈둥대거나 음식을 먹으며 여유를 즐기다가 엄마에게 일거리를 남겨두고 기숙사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점점 집은 기숙사처럼 느껴지고 기숙사가 집처럼 느껴질…
필리핀 케손시티, 마리
어미 새의 모정
아내와 텃밭에서 콩 줄기 뽑는 일을 하고 있다가 새의 둥지를 발견했습니다. 둥지만 보이길래 저희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콩 줄기와 함께 내버렸습니다. 그런데 일을 하는 중에 제 다리 근처에서 새끼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습니다. 급한 마음에 새끼 새를 얼른…
네팔 카트만두, 니르 카지
모든 것을 감내하는 어머니의 사랑
학교에 다니게 됐을 때, 저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서 함께 수업을 듣고 놀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정말 신이 났습니다. 그러나 마냥 좋아하는 저와 달리 엄마는 학기 초부터 날마다 걸어서 저를 학교에 데려다준 뒤 일을 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수업을 마치면 저를 엄마의…
필리핀 제너럴산토스, 주디
귀한 생명, 귀한 복음
쇼핑몰에서 말씀을 전하던 중 이제 막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다는 영혼을 만났습니다. 저와 식구가 성경에 기록된 어머니 하나님의 존재를 알려주겠다고 하자 그녀는 선뜻 “좋아요! 마침 방금 성경을 샀어요”라며 쇼핑백에서 예쁜 표지의 성경을 꺼내 우리에게 건넸습니다. 우리는 그 성경으로 이 시대의 구원자인…
미국 IL 시카고, 조이
딸의 위로
“엄마! 오늘 실수로 시험 문제 틀렸어요. 진짜 잘할 수 있었는데….” 집에 들어서자마자 딸아이가 아쉬움을 털어놓았습니다. “괜찮아, 우리 딸.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저녁에 먹고 싶은 거 있어? 엄마가 해줄게.” 아직 어린 딸은 아이들이 다 그렇듯 시험을 비롯해 나름대로 걱정도 많고…
한국 원주, 나수연
천국 길이 평온하고 순탄한 이유
복음을 전하다가 문득 어릴 적에 함께 놀던 소꿉친구가 생각났습니다. 친구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친구 집으로 가는 길이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친구를 만나게 해달라고 간구했습니다. 마침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엄마와 친구 집에 놀러갔던 일이…
네팔 키르티푸르, 사루
동생을 살린 비결
딸 일곱 아들 하나 되는 집에서 일곱째로 태어난 저는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물론이고 친척들까지도 명절마다 이름을 물어볼 정도였지요. 그래도 간혹 어른들이 주목하실 때가 있었는데, 바로 여덟째로 태어난 남동생 이야기가 나올 때였습니다. 귀한 아들이 누구 뒤에 태어났는지…
한국 성남, 임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