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깨달음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상 속, 크고 작은 깨달음을 나눠요.

그날에 다윗 같겠고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라고 성경에 기록된 다윗은 제가 가장 본받고 싶은 믿음의 선진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사랑이나 굳건한 믿음은 언제 봐도 참 멋집니다. 어느 날 성경을 읽다가 우리를 다윗에 비유한 말씀에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그날에 여호와가 예루살렘 거민을 보호하리니 그중에 약한 자가 그날에는 다윗 같겠고 다윗의 족속은 하나님 같고 무리 앞에 있는 여호와의 사자 같을 것이라” 슥 12장 8절 비록 저의 능력은 미약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도우시면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마음에 새겼습니다. 오늘도 저는 꿈을 꿉니다. 다윗처럼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로 발견되는 꿈을.

한국 성남 홍정은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의 행적을 보면 불치병에 시달리던 병자를 치유하시는 장면이 많습니다. 이 행적이 성경에 많이 기록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림자와 거울의 역사이자 우리를 위해 기록한 교훈이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데 있느니라” 마 9장 12절 예수님은 영적인 의원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병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진찰을 받듯이, 죄로 인해 죽을병에 걸린 영혼도 치료받으려면 반드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2천 년 전 예수님과 함께 있던 세리와 죄인들은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았지만,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예수님을 구원자로 믿었기에 죄 사함과 영적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약도 먹어야 합니다. 우리 영혼의 병을 고치는 약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령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하늘 어머니께서 늘 생명수의 말씀을 내려주십니다. 이를 듣기만 할 것이 아니라 온전히 실천해야 영적인 약을…

일본 교토 후지카와

아들의 집 찾기

늦은 오후,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살에 슬며시 눈꺼풀이 내려가려는 순간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친구들과 씽씽카를 타러 나간 둘째 아들이었다. “엄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아들의 말에 잠이 순식간에 달아나 몸을 벌떡 일으켰다. 분명 근처 공원으로 나간다고 했는데 어디인지 모르겠다니. 아들의 말인즉슨 공원에서 씽씽카를 타고 놀다가 공원을 벗어나 친구들과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녔단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져 하나둘씩 집으로 돌아가고 혼자 남아서 주위를 둘러보니 처음 보는 곳이라는 것이었다. 아들이 주변 건물들을 말해주었지만 나 역시 알 수 없는 장소였다.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고 무작정 찾으러 나간다는 남편을 애써 말리고 아들에게 일단 근처 부동산에 들어가 중앙시장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보라고 일렀다. 아들이 잘 아는 곳이라 거기까지 가면 집을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았다. 남편이 시장으로 아들을 데리러 나가고 나는 아들과 계속 통화하면서 방향을 체크해주었다. 아들은…

한국 성남 전은옥

동생아, 미안해

어느 날 아침, 늦장을 부리다 수업 시간이 다 되어서야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급한 마음에 걸음을 재촉하다가 그만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병원에서도 활동을 자제하고 조심하면 금방 나을 거라고 해서 생활에 별지장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제 생각과 다르게 발목을 삐끗한 뒤로 일상은 온통 불편 덩어리였습니다. 10분이면 충분하던 등굣길이 20~30분으로 늘었고, 쉽게 오르내리던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자취를 하는 상황이라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없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니 벅찼습니다. 그러던 중 동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다쳤다는 소식을 엄마에게 들은 듯했습니다. 동생은 자신도 다리를 다쳐봐서 안다며 이런저런 말로 저를 위로해주었습니다. 동생과 통화하면서 괜히 눈물이 나왔습니다. 혼자 애써 억누르고 있던 서러움과 함께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였습니다. 몇 년 전, 동생이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서 입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 전주 송지수

어머니의 창조물

해외선교에 참여했을 때의 일입니다. 길 위에 떨어진 꽃을 발견하고 무심결에 주워서 흙먼지를 털어냈습니다. 가까이서 본 꽃은 참 예뻤습니다. 현지 자매님에게 “자매님 닮은 아름다운 꽃이에요” 하고 건네자 자매님이 눈을 반짝이며 제 영혼을 울리는 한마디를 했습니다. “어머니의 창조물이네요(Mother’s creation)!”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능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 하더라” 계 4장 11절 자매님의 한마디에 제 믿음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주위의 자연과 생명체들이 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솜씨로 창조된 창조물이라는 사실이, 문자가 아닌 현실로 와닿아 하나님의 권능과 사랑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하늘 어머니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신 권능의 하나님이시지만 모든 영광을 뒤로하고 이 땅까지 오셨습니다. 아직 찾지 못한 자녀들에 대한 애타는 사랑을 가지고 말입니다. 크고 깊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한국 서울 박민지

아버지 어머니의 음성

코로나19로 인해 아직도 통행 제한이 지속되는 나라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이 하늘 아버지께서 쓰신 진리 책자를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은혜로운 소식도 많이 들려옵니다. 참을 거짓이라 여기고 거짓을 참으로 여기는 흑암한 세상에 친히 오시사 구원에 이르게 하는 진리의 도를 가르쳐주신 하늘 아버지! 37년간 밤을 지새우시면서 쓰셨던 진리 책자 한 말씀 한 말씀에, 자녀들이 참과 거짓을 잘 분별하여 꼭 구원받기를 바라시는 아버지의 간절하고 애절한 사랑이 녹아 있습니다. 이번에 하늘 아버지의 진리 말씀을 상고하던 중 떠오른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시온에 거하며 예루살렘에 거하는 백성아 너는 다시 통곡하지 않을 것이라 … 네 스승은 다시 숨기지 아니하시리니 네 눈이 네 스승을 볼 것이며 너희가 우편으로 치우치든지 좌편으로 치우치든지 네 뒤에서 말소리가 네 귀에 들려 이르기를 이것이 정로니 너희는 이리로 행하라 할 것이며” 사 30장 19~21절…

네팔 고카르네슈워르 수샨

그리스도인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시련하려고 오는 불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오직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예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 너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욕을 받으면 복 있는 자로다 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 너희 위에 계심이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살인이나 도적질이나 악행이나 남의 일을 간섭하는 자로 고난을 받지 말려니와 만일 그리스도인으로 고난을 받은즉 부끄러워 말고 도리어 그 이름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 벧전‬ ‭4장 12-16절 우리는 때때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명예로운 직함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이라는 가장 명예로운 직함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에서도 직함을 얻기 위해서는 충족해야 할 기준이 있듯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직함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한 자격 요건이 있습니다. 하늘 어머니의 성품을 닮아 헌신적인 희생의 면모를…

미국 WA 시애틀 앨리사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노니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극복할 힘을 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어느 날, 식구가 읽어준 구절이 제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단이 밀 까부르듯 하려고 너희를 청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 눅 22장 31~32절 예수님께서는 베드로가 세 번이나 당신을 모른다고 부인할 것을 아셨지만 미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새 언약을 전하는 사도의 사명을 완수하기를 기도해주셨습니다. 이 말씀을 들으며 하늘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당신을 배반한 죄인을 구원하시려 오늘도 쉼 없이 기도하시는 하늘 어머니.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이 말씀이 계속 머릿속에 맴돕니다. 어머니의 간절하신 기도가 있기에 우리는 시험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칠 때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필리핀 만달루용 아르날도

빚 탕감법

때때로 마음속 상처를 잊지 못합니다. 상처를 저 아래 깊숙이 가라앉혔다고 생각했는데, 상처받은 감정은 어느새 수면 위로 떠오르고 또 떠올랐습니다. “그 종이 엎드리어 절하며 가로되 내게 참으소서 다 갚으리이다 하거늘 그 종의 주인이 불쌍히 여겨 놓아 보내며 그 빚을 탕감하여 주었더니 그 종이 나가서 제게 백 데나리온 빚진 동관 하나를 만나 붙들어 목을 잡고 가로되 빚을 갚으라 하매 그 동관이 엎드리어 간구하여 가로되 나를 참아주소서 갚으리이다 하되 허락하지 아니하고 이에 가서 저가 빚을 갚도록 옥에 가두거늘” 마 18장 26~30절 하나님께서는 갚을 수도 없는 우리의 큰 죄를 용서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에게 그러지 못했습니다. 자비 없는 종처럼 제 감정의 작은 부분까지 모두 갚을 것을 요구하고 있었으니까요.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축복으로 천국 유업을 이을 상속자가 되었으니, 사랑의 빚 외에는 피차 어떤 빚도 형제자매에게…

미국 CA 로스앤젤레스 킴벌리

어디로 인도하든지

“다윗이 여호와께 물어 가로되 내가 블레셋 사람에게로 올라가리이까 여호와께서 저희를 내 손에 붙이시겠나이까 여호와께서 다윗에게 말씀하시되 올라가라 내가 단정코 블레셋 사람을 네 손에 붙이리라 하신지라 … 블레셋 사람이 다시 올라와서 르바임 골짜기에 편만한지라 다윗이 여호와께 묻자온대 가라사대 올라가지 말고 저희 뒤로 돌아서 뽕나무 수풀 맞은편에서 저희를 엄습하되 … 이에 다윗이 여호와의 명대로 행하여 블레셋 사람을 쳐서 게바에서 게셀까지 이르니라” 삼하 5장 19~25절 블레셋과의 전투에 나가기 전 다윗이 하나님께 여쭙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승리를 약속하시며 올라가라고 하십니다. 이후 블레셋 사람이 다시 르바임 골짜기에 침범했을 때 다윗은 또 하나님께 여쭙니다. 하나님께서 지난번과 달리 정면으로 나가지 말고 그들의 뒤로 가서 습격하라는 말씀을 주셨고, 말씀대로 준행한 결과 큰 승리를 얻었습니다. 같은 적군이 같은 장소에 침범했지만 다윗은 자신의 생각이나 이전의 경험을 의지하지 않고 매번 하나님께 여쭈었습니다.…

페루 리마 이형희

통회하는 마음을 멸시치 않으시는 하나님

매달 복음의 열매를 맺는 식구들을 보며, 이렇다 할 결실이 없던 저는 애가 탔습니다. ‘내가 아직 하나님 앞에 합당한 마음을 갖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하시리이다 주의 은택으로 시온에 선을 행하시고 예루살렘 성을 쌓으소서” 시 51장 17~18절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로 인정받은 다윗은 늘 통회하고 회개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뿐 아니라 예루살렘 성전 건축을 간절히 소망하고 그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다윗을 무척 사랑하셨습니다. 다윗처럼 이제 저도 제가 근본 죄인임을 깨닫고, 겸손과 회개로 마음을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하늘 어머니의 세마포 장식이 될 영혼을 찾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멕시코를 비롯해 전 세계에 있는 형제자매님들도 충실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에 합한 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멕시코 톨루카 안드레아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요 13장 1절 ‘끝까지 사랑하시니라’는 말씀을 저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운명하시는 그 시간까지 사랑하신다고 이해했었습니다. 그런데 영어 성경(NIV)을 보고 이 구절의 ‘끝까지’가 ‘the full extent of his love’ 즉 ‘사랑의 범위 끝까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100퍼센트 완전하게 사랑하셨기에 목숨도 아끼지 않으신 것입니다. 하늘 어머니께서도 자녀들에게 “여러분은 나의 삶의 전부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를 어머니 삶의 전부로 채우시고 사랑의 범위 끝까지 사랑하심을 깨닫습니다. 제 마음도 하나님으로 온전히 채워서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100퍼센트 사랑하겠습니다.

필리핀 케손시티 이의선

못난이 손가락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으면, 그때 수술을 시켜주었다면⋯.” 오늘도 어머니는 제 손가락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십니다. 어릴 적 추운 겨울이면 어머니는 다가올 명절에 먹을 떡을 만드시느라 밤늦게까지 잠자리에 들지 못하셨습니다. 일곱 살 개구쟁이였던 저는 어머니가 음식 준비를 하시는 틈을 타서 부엌에서 쇠젓가락 한 벌을 슬며시 가지고 나왔습니다. 안방 벽에는 장난꾸러기의 관심을 끌 만한 두 개의 작은 구멍이 있었습니다. 유심히 들여다보다 그 구멍에 젓가락을 꽂는 순간, 퍽! 누군가에게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는 듯한 큰 충격이 느껴졌습니다. 그 후로 드문드문 기억나는 것은 어머니 품 그리고 술에 손을 담그고 있던 장면 정도입니다. 나중에 들은 말을 조합해보고서야 제가 콘센트 구멍에 쇠젓가락을 끼워 전기에 감전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양손은 젓가락을 쥐고,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채로 정신을 잃은 막내아들을 뒤늦게 발견한 어머니가 세찬 발길질로 얼른 벽에서 떼어내셨다고요. 화상을 입은 제…

한국 화성 이제봉

영원한 삶을 위해

영국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쓴 《걸리버 여행기》는 1부 ‘작은 사람들의 나라’를 시작으로 총 4부까지 이어지는 기행문 형식의 풍자 소설이다. 이 책은 동화로 각색되어 아이들에게 많이 읽혔다. 청소년 시절, 걸리버 여행기 완역판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 매우 인상 깊게 본 내용이 있다. 소인국과 거인국의 여행을 마친 걸리버는 또다시 항해에 나서는데, 세 번째로 가게 된 나라가 바로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였다. 이 나라에서 걸리버는 한 고관으로부터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들인 ‘스트럴드블럭’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걸리버는 그들의 존재를 알고 동경심을 갖지만 오래지 않아 생각이 바뀐다. 걸리버가 그들을 부러워한 이유는 언제나 젊고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스트럴드블럭’들은 늙은 채로 영원히 살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노쇠해진 스트럴드블럭들은 늘 병마에 시달렸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자주 겪어야 했다. 기억도 온전치 못해…

한국 인천 최재웅

엄마와 빛

어릴 적 우리 집은 깊은 산골짜기에 있었다. 열네 가구가 전부인 마을에는 버스도 들어오지 않았다. 초등학교까지 가려면 걸어서 사십 분, 중학교는 자전거를 타도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고등학교는 도저히 집에서 다닐 수 없어 학교 기숙사로 들어갔다. 주중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주말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서 쌀과 반찬, 용돈을 받아와 일주일을 보냈다. 집에 가는 토요일은 서둘러야 했다. 그나마 동네 가까이 가는 몇 안 되는 버스를 놓치기라도 하면 막차를 타야 하는데 엄청난 담력이 필요했다. 버스에서 내려 가로등도 없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삼십여 분 동안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신경을 쓴다고 써도 어쩔 수 없이 막차에 올라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면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하지만 막상 산길에 접어들면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군데군데 나타나는 무덤들, 새까만 개울가에서 들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

한국 양산 주점열

엄마가 되어서야

저는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태어났습니다. 시골이라 좋은 점도 많았지만 시내에서 파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기회가 별로 없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기다리던 날은, 도시에 있는 작은아버지가 종합과자 선물세트를 사서 들르는 명절과 제 생일이었습니다. 엄마는 특별한 음식을 기대하는 제 마음을 아시고 해마다 생일이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들로 맛있는 생일상을 차려주셨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고부터 도시에 나가 두 살 위 언니와 자취하며 결혼 전까지 지냈습니다. 엄마는 막내딸을 어린 나이에 떼어놓아 잘 챙겨주지 못했다며 저를 무척 안쓰러워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결혼한 후에도 생일이 되면 손수 장을 봐서 생일상을 차려주시곤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엄마가 차려주는 생일상이 정말 좋았습니다.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저는 특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딸들의 생일이면 몸이 너무 아픈 겁니다. ‘엄마도 내 생일에 이렇게 아프셨을까?’ 제 자신이 엄마가 되기 전에는 한 번도 해본…

한국 춘천 기금주

서로 다른 우리가 연합할 때

냉장고 문을 열어보고는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쫄면을 만들 때 썼던 깻잎과 콩나물 약간, 비빔밥을 해먹고 남은 당근과 베이비채소 몇 줌, 미나리와 쑥갓과 알배기 배추 1통. 음식 재료로 쓰고 조금씩 남은 채소와 나물들이 냉장고 한편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 두었다가는 시들어버릴 자투리 재료들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부침개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침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해 날씨와 어울리는 음식이 될 것 같았습니다. 부추전, 김치전, 배추전, 감자전, 파전 등 보통 부침개에는 주 종목 재료가 있지만 이번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쑥갓처럼 씁쓸한 맛을 지닌 나물이 향이 진한 깻잎과 어울릴까? 독특한 맛이 나는 당근과 고소한 콩나물이 서로 맞을까? 미나리와 배추는?’ 채소들의 향과 맛과 모양이 워낙 제각각이라 걱정은 됐지만 싱싱할 때 한번에 먹으려면 부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냉장고 안에 있던 채소와 나물들을 몽땅 꺼내 다시 한 번…

한국 서울, 이혜경

산행

“엄마, 내 배낭 엄마가 들어주면 안돼?” 남편이 출장을 간 휴일,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궁리하다 산행을 택했다. 그런데 아이가 시작부터 보챈다. “많이 무겁니? 금방 약수터 나오니까 조금만 참아. 거기서 좀 쉬자.” 등산에 익숙지 않은 아이는 마실 물과 과자 등 자기 몫만 든 배낭마저 짐스러운 눈치다. 그러고 보니 어린 시절 내 모습과 꼭 닮았다. 둘째가 태어나고 얼마 안 있어 쌍둥이 동생까지 생긴 우리 집은, 갓난아이 우는 소리부터 엄마를 도우러 오신 할머니까지 북적거리는 식구들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아빠는, 집에 있어 봐야 별 도움도 안되는 큰딸을 데리고 나가는 것이 엄마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일요일이면 나를 데리고 동네 뒷산에 자주 오르셨다. 아빠는 내 몸에 딱 맞는 배낭 속에 작은 물병, 초코파이 두 개, 사탕 한 줌, 수건 등을 넣어 메어주었다. “산에 올라갈 때는 아무리…

한국 창원, 조은진

내 영혼의 호흡

“엄마, 나 기흉이라는데? 빨리 수술 안 하면 죽을 수도 있대.” 숨쉬기가 불편하고 힘들다며 병원에 간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곧바로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어머니, 방금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는데요, 아드님이 무척 위험한 상황입니다. 지금 바로 수술해야 합니다. 입원부터 시키고 수술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요, 서둘러 와주세요. 수술은 오시는 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정신이 멍했다. ‘기흉?’ 정신을 가다듬고 기흉이 어떤 병인지 급히 알아보았다. 폐에 구멍이 나서 공기가 새고, 그로 인해 늑막강에 공기나 가스가 고이게 되는 질환이란다. 곧장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병원으로 향했다. 아들은 이미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수술실에 들어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수술이 시작되기 전, 의사 선생님과 면담했다. 엑스레이 사진으로 본 아들의 폐는 양쪽의 모양이 달랐다. 한쪽은 혈관도 잘 보이고 건강한 반면 다른 한쪽 폐는 쪼그라든 채 먹물을 먹여 놓은 듯 새까맸다. 아무것도…

한국 청주, 김은미

군대에서 알게 된 행복

내가 군에 입대할 때 부모님은 슬픈 기색 없이 나를 배웅해주셨다. 그 모습에 ‘우리 엄마 아빠는 안 슬퍼하셔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훈련소로 들어갔었다. 몇 주가 지나 훈련소 수료식을 하던 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달려와 안아주시는 부모님을 뵈었다. 나는 그제야 부모님이 입소식 때는 일부러 내색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로 내가 힘들어하면 부모님께서 많이 속상해하실 것을 알기에 힘든 훈련도 열심히 소화하며 군 생활에 적응해나갔다. 일주일에 적어도 4~5일은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면서 안부를 여쭈고 내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렸다. 시간이 흘러 첫 휴가를 신청했다. 휴가 소식을 전한 뒤로, 부모님은 전화를 드릴 때마다 “먹고 싶은 건 없어?”, “시간이 너무 안 간다”, “아들 빨리 보고 싶어” 하며 나보다 더 휴가 날을 손꼽아 기다리셨다. 드디어 돌아온 휴가 날. 조금이라도 빨리 부모님을 뵙고 싶었지만 강원도 화천에서…

한국 부산, 김승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