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상 속, 크고 작은 깨달음을 나눠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 못하리니
가족 모두 깊이 잠들어 있던 새벽 5시 무렵, 자동차가 충돌하는 듯한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비몽사몽간에 이번에는 총소리 같은 것이 들렸습니다. 정신이 번쩍 든 저는 남편을 깨웠습니다. 바깥에서는 몇 번의 총격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고함 소리 그리고 누군가가 빠르게 오토바이를 몰고 가는 소리로 점점 어수선해졌습니다. 집 앞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저희 부부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남편은 “아무래도 싸움이 일어난 것 같아. 무서운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으니 밖으로 나가면 절대 안 돼” 하고 저를 단속했습니다. 잠시 후, 사람들이 저희 집 마당으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군가 저희를 해치려고 집 마당을 둘러싸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웠습니다. 어느새 엄마도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숨죽이고 있는데 펑 하면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조심스럽게 대문을 열어보았습니다.…
말레이시아, 스타팍 셀린
내가 잠든 사이에도
얼마 전, 병든 자녀를 돌보는 한 어머니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아들은 근육이 점점 수축하면서 호흡 기관에 장애를 일으키는 병을 앓고 있었다. 의사들은 아들이 앞으로 18개월밖에 살지 못할 거라고 진단했다. 아들을 집으로 데려온 어머니는 아들이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때때마다 가슴 부위를 마사지해 근육을 풀어주었다. 아들이 잘 때도 어머니의 마사지는 멈추지 않았다. 문제는 어머니가 잘 때였다. 토막 잠을 자는 순간에도 어머니는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자신이 잠든 사이에 아들이 호흡 곤란으로 죽을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가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고작 3시간 남짓이었다. 어머니는 깊이 잠들지 않으려고 밤새 전등을 켜놓았는데 불빛 때문에 아들이 잠을 설칠까 봐 전등에 갓을 씌워 빛이 자신에게만 비치도록 했다. 극도로 피로가 쌓여 전등마저 무용지물이 되면 어머니는 조금이라도 더 깨어 있으려고 자신의 팔을 이로…
미국 PA 필라델피아, 웨이웨이
별을 보지 못하는 아이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동네 공터. 아이들은 그곳에서 배고픈 줄도 모르고 뛰놀다가, 어두컴컴해지면 오손도손 모여 별을 세고 별자리도 함께 찾아보며 즐거워했다. 오직 한 아이, 나를 제외하고 말이다. “너, 저렇게 많은 별들이 정말 하나도 안 보여?” “저기를 이으면 북두칠성이잖아. 학교에서 배운 대로 국자 모양.” “⋯.” 친구들이 어스름한 하늘 위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물어볼 때마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까만 밤하늘에 보석을 뿌려놓은 듯 아름답게 빛난다는 별들이 내게는 그저 상상으로만 그려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나는 왜 별을 못 보는 걸까?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는 엄마의 말에 편식도 고치고, 수업 시간에 들은 야맹증이 아닐까 해서 비타민 섭취도 꾸준히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여전히 별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밤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면서 별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은 서서히 잊혔다. 하지만 더…
한국 성남, 장희원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면
옷 방이 도무지 정리가 안돼 의류 거치대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며칠 뒤 물건이 도착했습니다. 밤에 일을 하고 있어서 여유가 없었지만 얼른 끝낼 요량으로 곧바로 거치대를 설치해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마음과 달리 절반 정도 하고 나니 지쳐서 정리가 덜 된 상태로 며칠을 보냈습니다. 하루는 일을 끝내고 돌아온 남편이 옷 방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옷 정리를 왜 하다 말아요? 힘들게 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엉망인 방을 보면 기분이 좋겠어요?” 평소라면 “시간도 없고 몸도 안 좋으면 그럴 수도 있죠. 당신은 그런 것도 이해 못 해줘요?” 하고 되받아쳤을 테지만 이상하게도 말이 다르게 나왔습니다. “한다고 했는데 마무리를 못 했네요. 미안해요. 기분 풀어요.” 남편은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한마디 쏘아붙였을 겁니다. “아니,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그렇지. 상대방이 미안해하면 무슨 말이라도 해야 예의 아니에요? 정말 너무하네요.” 그런데 남편이…
한국 춘천, 박은정
초보 목자의 깨달음
저는 겨울이면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미국에서 가장 추운 북부 지방에서 자랐습니다. 한여름에는 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갔지요. 가장 가까운 이웃은 1.6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있어서 누군지 알지도 못했습니다. 부친은 노스다코타의 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돼지, 소, 말, 닭, 칠면조 등을 기르셨습니다. 한번은 부친에게 양을 방목할 수 있는 목초지와 겨울동안 먹일 건초 더미가 충분히 있는데 왜 양을 기르지 않는지 물었습니다. 부친은 그저 양은 당신이 기르고 싶은 가축이 아니라고만 하셨습니다. 양을 길러본 경험이 없던 저로서는 양은 정말 다루기 쉽고, 저 역시 양들을 잘 관리하는 좋은 목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는 덩치가 크고, 다 자라면 무게가 450킬로그램 또는 그 이상 나가기도 합니다. 건초도 많이 필요하고 단백질이 많은 곡물과 따뜻한 겨울 날씨가 요구되었습니다. 봄이면 예방 접종 등을 해야 해서 기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양들은 다 자라도 무게가 68에서…
미국 휴스턴, 앨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