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깨달음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상 속, 크고 작은 깨달음을 나눠요.

진정한 휴식

많은 직장인들이 새해 달력을 받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연휴 날짜를 세어 보는 것이다. 그만큼 연휴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준다. 사회 초년생인 나에게 2018년 가을은 행복의 절정이었다.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추석 연휴가 5일, 뒤이어 개천절과 한글날이 있어 장장 7일이나 놀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긴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터로 복귀했다. ‘충분히 쉬었으니 오늘부터 열심히 일해보자’는 각오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거뜬히 해결하던 일이 갑자기 헷갈리고, 여러 절차를 거쳐서 진행해야 할 일을 그냥 처리하다 반려가 됐다. 서류를 작성할 때는 주요 업무 내용을 빼먹어서 상사에게 혼나기도 했다. 예전의 빠릿빠릿하던 상태로 돌아가기까지 며칠 고생했다. ‘내가 요즘 왜 이러지?’ 퇴근하고 나서 대충 씻은 뒤 침대에 누워 곰곰이 생각해봤다. 추석 연휴 때 하루 종일 뒹굴뒹굴하면서 TV를 보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한국 사천, 이재욱

생일 케이크

어릴 적, 가정 형편이 몹시 어려웠습니다. 엄마는 칠 남매를 먹여 살리려고 벽이나 바닥, 변기를 수리하는 고된 일을 하셨습니다. 인부를 고용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엄마 혼자서 그 일을 해야 했습니다. 저는 막일을 하는 엄마를 부끄러워하는 막내딸이었습니다. 엄마는 식료품을 사려고 밤새 가방을 수선해 공장에 납품하는 일도 했는데, 저는 오래된 재봉틀이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곤 했습니다. 밥 한 끼 해결하기가 빠듯한 상황인데도 철없는 저는 생일마다 “한 번도 생일 케이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불평하며 토라지기 일쑤였습니다. 엄마가 우리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았습니다. 아들의 생일에 작은 파티를 열어 엄마를 초대했습니다. 엄마는 매우 기뻐하면서 제가 직접 만든 생일 케이크가 훌륭하다고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자식까지 낳아도 철이 없는 건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엄마의 칭찬에 우쭐해진 저는 평생 후회할…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수자나

어느 사형수의 후회

하늘나라에서 지은 우리 죄가 얼마나 흉악한 것인지, 또 엘로힘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절실히 깨닫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제가 소속된 불라와요 시온은 국립과학기술대학교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나이나 직업 등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습니다. 어느 날 식구를 기다리던 중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는 낡은 책과 옷가지가 들어있는 무거운 비닐봉지를 들고 제 쪽으로 다가오더니 인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젊은이, 귀찮게 해서 미안하네. 나는 오랫동안 교도소에서 있다가 일반사면을 받아 지난주에 나왔다네. 1985년 아내와 삼촌을 해친 끔찍한 죄를 저질러서 사형판결을 받았지. 순간 세상이 끝난 것 같더군. 처음에는 꿈을 꾸는 것 같았는데 차츰 인생의 마지막을 맞게 된다는 게 현실로 느껴졌지. 우리나라에서는 사형이 선고되면 감옥에서 입는 옷에 사형수라는 표가 붙고 명부에도 기록된다네. 사형수는 친척들과 시간을 일절 보낼 수 없고 사회에서…

짐바브웨 하라레, 샤바

어머니의 사랑은 특별한 사랑

어떤 이들은 인생이 사랑에 기반한다고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는 과정을 보면 그 말은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서로 보살핌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사랑으로 연결되어 살아가기 때문이다. 연인 간에, 친구 간에, 부모자식과 형제자매 간에⋯ 참으로 다양한 관계에서 사랑을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돈이나 소유물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 나는 사랑의 본질은 자기 자신을 위하는 이기심이라고 생각해왔다. 누군가를 보호하는 이유는 내게 필요하기 때문이고, 함께하기를 원하는 이유도 자신에게 좋고 즐겁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사람은 원래 이기적이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본성을 갖고 있으니, ‘사랑’도 자신의 유익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어느 사진을 보고 그러한 생각에 대해 의문점을 갖게 되었다. 노루 한 마리가 정면을 쳐다보고 꼿꼿이 서서 표범 두 마리에게 자기 목숨을 내어주는 사진이었다. 사진작가는, 표범에게서 도망치던 노루가 충분히 살 수…

몽골 울란바토르, 바야사흐

해가 지기 전에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기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올 때쯤 영국 모든 도시에 록다운(lockdown, 봉쇄)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연일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회사도 재택근무를 시행해 평소 같이 모이는 시간이 적던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과 부딪히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편하다는 이유로 툭툭 던지는 말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고 하루는 사소한 일로 시시비비를 가리다 언성이 살짝 높아졌습니다. 집 안에 감도는 불편한 공기를 애써 모르는 체하며 ‘그래도 내가 옳았어’ 하는 마음으로 창밖을 응시하는데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며칠 전 설교 영상에서 들은 어머니 말씀이 제 가슴을 찔렀습니다.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고 해가 지기 전에 미안하다고 말해보세요.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니어도 먼저 미안하다고 해봅시다. 상대방이 당신이 잘못한 게 아닌데 왜 미안하다고…

영국 맨체스터, 김두리

해가 지기 전에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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