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상 속, 크고 작은 깨달음을 나눠요.
세상에 우연은 없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대전에서 안양으로 이사했다. 2년 만에 다시 안양에서 다른 도시로 이사하면서 등하교 시간이 길어졌다. 학교까지 한 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고 다니며 비로소 안양이 생각보다 넓은 도시임을 알았다. 안양에 있었을 때 내 행동 반경은 그리 넓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온,…
한국 청주 배수진
그리움을 달래는 소리
“좌회전하세요.” “직진 방향입니다.” 목적지로 가는 길을 아주 잘 알면서도 언제부터인가 목적지 주소를 굳이 입력해 내비게이션 안내를 들으며 운전하기 시작했다. 아마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포함된 내비게이션을 차에 달면서부터인 것 같다.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지낸 세월이 20년 가까이 되니 이제 하루하루 생활하는…
미국 CA 프레즈노 권순영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숱한 고난과 핍박을 견디며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새 언약 복음을 전한 사도 바울을 닮고 싶었습니다. 그의 행적을 살피다 우연히 이 구절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신 것은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에콰도르 과야킬 이우림
엄마라서 감사합니다
어느 일요일이었다. 아침잠을 자고 눈을 떴는데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잠든 아들 옆에서 나도 더 자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아침밥을 해야 하는 엄마니까. 아들을 깨워 속없는 농담을 했다. “아들, 엄마가 이제 엄마 그만하고 싶어.” “왜요?” “너무 오랫동안 엄마를…
한국 서울 정미영
좋은 땅에서 얻는 좋은 결실
강화도에 있는 동생네 주말농장으로 마늘과 양파를 캐러 갔습니다. 지난가을, 한 쪽씩 심은 마늘은 수확할 때 보니 육쪽마늘이 되었습니다. 동생 부부는 작년에 비해 마늘과 양파 농사가 아주 잘 되었다며 매우 흡족해했습니다. 작년에 농사가 잘되지 않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좋은 결실을 거두기…
한국 서울 안희연
인간관계의 황금률
예수님의 산상 교훈을 살폈습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마 7장 12절 대접받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대접을 받으려면 지켜야 할 법칙이 있습니다. 타인에게 존중받고, 사랑받고, 칭찬받고, 이해받고, 위로받고, 섬김받고 싶다면 나도…
한국 서울 조문경
아프기 전까지는
나는 어릴 적부터 건강하게 자랐다. 그래서인지 누가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거나 직장에 결근한다는 말은 그저 핑계라고 생각했다. 그랬던 나에게 어느 순간 복통이 찾아왔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거나 신경이 곤두설 때면 어김없이 통증이 시작됐다. 일하는데 좀 불편했지만 견딜 만해 크게 신경…
러시아 모스크바 한소희
하늘의 계산법
군에서 전역한 아들이 복무할 때 부은 적금 때문에 함께 은행을 방문했습니다. 순서를 기다리며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생각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15년 정도 지났지만 제 마음에 꼭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기억입니다. 아들이 일고여덟 살쯤이었습니다. 그때도 함께 은행에 들렀는데 사람이 많아 한참을…
한국 고양 윤은주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헬렌 켈러는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녀를 사랑으로 보살펴준 설리번 선생님의 도움으로 초인적인 의지를 발휘해 점자로 된 책을 읽으며 의사 표현도 할 수 있게 됐다.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은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보겠다. 둘째 날은…
한국 부천 김진
기다리는 이유
“엄마는 너를 기다려서 낳았어.” 예전부터 엄마한테 자주 들어온 소리다. 엄마는 결혼하고 아이가 빨리 생기길 바랐지만 기대와 달리 오랜 기다림 끝에 나를 가졌다고 한다. 덕분에 주변 사람들의 축하도 많이 받았고, 만삭 때는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부른 배를 더 내밀고 다녔다고 한다.…
브라질 쿠이아바 조성예
순종
“사무엘이 가로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 목소리 순종하는 것을 좋아하심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이는 거역하는 것은 사술의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음이라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왕을 버려…
한국 인천 유남철
도착지까지 무사히 가려면
러시아로 가는 첫 비행기를 탈 때가 생각난다. 혼자 장시간 비행을 하고 경유도 2번이나 해야 해서 혹여 잘못될까 걱정을 많이 했다. 두려운 마음만큼 하나님께 매달려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경유지에 도착해서 잘 찾아갈 수 있게 인도해주세요. 제발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도와주세요.’ 자정이…
호주 멜버른 박윤주
해녀
가족과 함께 제주도를 여행했다. 푸른 바다, 청명한 하늘,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기분이 좋아졌다. 검푸른 바다를 감상하다가 바다 위에 주황색 공들이 둥둥 떠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해녀들이 물질할 때 몸을 뜨게 하는 기구였다. 수영을 못하는 나로서는 깊고 넓은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들이…
한국 인천 김서연
올바르게 정직하게
휴학계를 내고 집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할 때다. 한가한 오후 시간, 딸랑딸랑 울리는 소리에 졸음이 달아났다. 분명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는데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낌새에 CCTV로 시선을 돌렸다.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뒷문으로 살금살금 들어오고 있었다. 누가 봐도 행동이 수상했다.…
한국 속초 박채운
잠자는 순간에도
새벽에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갔다. 오랜 시간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니?” 깜짝 놀랐다.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이었고 누군가가 잠에서 깰 만큼 큰 소리가 나지도 않았는데 엄마는 내가 화장실에 장시간 있던 것을 어떻게 아셨을까. 잠자는 순간조차도 온 신경과…
멕시코 제2푸에블라 장동건
내게 필요한 것
“간수가 자다가 깨어 옥문들이 열린 것을 보고 죄수들이 도망한 줄 생각하고 검을 빼어 자결하려 하거늘 바울이 크게 소리 질러 가로되 네 몸을 상하지 말라 우리가 다 여기 있노라 하니 간수가 등불을 달라고 하며 뛰어 들어가 무서워 떨며 바울과 실라 앞에…
한국 청주 배수진
선물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모이기만 하면 가위바위보로 편을 갈라서 했던 놀이가 주먹 야구다. 고무공이나 테니스공을 주먹으로 치고 맨손으로 잡는 야구 놀이인데, 주먹만 한 공만 있으면 해가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골목에서 신나게 뛰어놀았다. 주먹이 얼얼할 때까지 공을 때리며 놀던 우리의 공통…
한국 용인 박동민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코로나19가 좋아하는 것이 있단다. 밀폐, 밀접, 밀집 이른바 3밀이다.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곳이나 1m 이내에서 밀접하게 접촉하는 것,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것은 바이러스를 확산시킨다. 반면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쓰고 타인과 거리를 두면 바이러스가 잘 옮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손…
한국 군산 고수정
농부의 마음
남편은 몸이 약한 편이라 농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최근 주말농장을 시작하면서 남편의 진가를 알아보았습니다. 농사일에 재미를 붙인 남편은 몸이 아파도 휴일이면 어김없이 농장에 갑니다. 씨를 뿌린 자리에 싹이 나고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힘이 나는지 농장에만 가면…
한국 남양주 정연남
콩 고르기
늦은 밤, 콩 고르는 일을 도와달라며 엄마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할머니의 콩 농사가 잘돼서 콩을 시장에 내다 판다는 것이었다. 그 양이 무려 두 가마니였다. 한창 잘 시간이었기에 퉁명스레 대답하고는 거실에 풀썩 앉았다. 다 똑같이 생겼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콩은 제각기 다른…
한국 춘천 양승훈